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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진화와 소멸에 관한 소고

변화를 두려워 말라.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변화한다. 변화(Change)는 사물이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사물은 양적 규정성과 질적 규정성을 가진다. 복숭아가 복숭아로 불리기 위해서는 크기와 무게 등의 양적 규정성을 가진다. 복숭아가 질을 유지하고 복숭아로 불리기를 고집하는 양적 규정성은 신선도이다. 신선도가 약간 떨어진 복숭아는 그나마 복숭아로 불리지만 그 과정이 진행돼 복숭아의 고유한 한계를 넘어, 썩어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더 이상 복숭아가 아니라 쓰레기가 된다. 복숭아에 근본적인 질적 변화가 일어나 새로운 질로의 이행이 진행된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삶의 올바른 지표를 잃으면 인간 쓰레기로 취급 받는다.

사람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도태는 불필요하거나 부적당한 것을 줄여 없애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그냥 쌀을 씻어 밥을 하지만 예전에는 바가지에 물을 부어 돌을 골라내고 쌀을 앉혔다. 좋은 것만 골라내고 쓸모 없는 것들은 버림 받는다. 사회생할에서도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가 일어난다. 양적변화는 ‘진화’로 질적 변화는 ‘혁명’이라는 개념으로 나타난다.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를 일으키지만 변화의 원인은 사물의 내부에 존재한다. 매일 반성하고 다잡고 노력하지 않으면 정신도 육체도 썩는다. 썩어 도태된다. 변화하지 않고 진화하지 않는 것은 소멸된다. 인간은 진화한다. 살아가는 것이 진화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 위해 몸부림치는 생의 숨바꼭질은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모진 날갯짓이다.

‘고대의 날개’란 뜻인 ‘시조새(始祖鳥, Archaeopteryx)’는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새의 조상으로 불린다. 쥐라기 말기에 살았던 시조새는 몸집이 작고 재빠른 육식 공룡에서 진화된 것으로 보이는데 가슴에 날개를 움직이는 근육을 받쳐주는 흉골이 작고 깃털이 잘 발달돼 있어 충분히 하늘을 날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멸종된 시조새는 파충류로부터 조류로 변하는 중간(전이)단계라는 주장이 유력한데 진화론의 상징물로 종의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물이던 인간이던 환경에 적합한 개체 즉 적자(the fittest)가 살아남는다. 환경으로부터 받는 긍정적 영향을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능력을 가진 종은 살아남는다. 진화생물학적으로 ‘생존’이라는 개념은 번식에 성공해 다음 세대로 유전자를 퍼트린다는 뜻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약자는 강자의 먹이가 된다”는 약육강식이 개념이 유력하지만 인간의 세계에서는 “가장 적합한 개체가 가장 강하다”는 적자생존의 논리가 적용된다. 뒤집어 말하면 생존한 개체가 가장 강하다는 뜻이 된다

인간은 매일 진화한다. 스스로 좀더 잘 살아보자고 다짐하며 산다. 어제보다 다른 오늘, 오늘보다 달라진 내일을 꿈꾼다. 앞을 향하는 용감한 직진이나 한계를 뛰어넘는 도약이 아니더라도, 엎어지고 자빠지며 절망과 희망을 오가던 모든 시간 속에 변화를 모색한다. 애벌래가 번데기가 되고 아름다운 날개 가진 나비가 될 때까지 참고 견디며 진화를 거듭한다. 진화가 멈추는 순간 소멸된다. 생의 가장 구체적인 소멸은 죽음일 것이다. 시간은 땅의 기록을 담는다. 죽음이 생물의 한 종류가 없어지는 멸종이 아니라 그냥 사라지는 소멸에 불과하다면 살아있는 동안 일군 매일의 작은 변화가 종의 기원으로 남게 되리라. (Q7 Fine Art대표, 작가)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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