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심겨진 예수의 흔적
빛내리교회. 북한에 2년간 억류됐었던 케네스 배 선교사 초청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시작된 북한선교
배준호 목사는 예수전도단 소속 선교사이다. 2005년부터 북한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중국 단동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시작했다. 14명의 제자훈련 멤버가 구성되었는데, 그 중 한명이 탈북한 북한 사람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처음 영접한 그에게도, 그리고 그를 3개월동안 함께 숙식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야 하는 배 선교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후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탈북한 어린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고아원 사역을 결단했고, 배 선교사는 그런 그를 축복하며 파송했다.
이런 계기로 더욱더 북한 사역에 관심을 가진 배 선교사는 2010년부터 직접 북한을 방문했다. 단순히 관광 차원이 아닌 북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교육과 문화 사업을 펼치고 싶다고 북한 당국에 요청하여 승인을 받았다.
어둠속에 돌보시는 하나님
배 선교사가 중국에서 다시 북한으로 들어가던날, 이동디스크를 소지한 것이 화근이 됐다. 그 안에는그동안의 북한 선교 준비 및 진행사항들에 대한 사진과 자료들이 담겨져 있었다. 바로 북한 공안에 잡혀 2년여간의 긴 어둠의 삶이 시작됐다.
6-7시간 꼼짝없이 서있어야 하는 고문, 반복되는 질문, 무시와 조롱 등이 배 선교사를 괴롭혔다. 자책감과 걱정과 불안이 마음 속에 가득할 때 들려오던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 너의 손을 꼭 붙잡고 내가 너를 돌보겠다. 모든 염려와 근심을 내게 맡겨라”라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마음 속에 감사와 평안함이 찾아왔다.
‘국가 전복 공모죄’라는 중대한 죄명으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노동교화소로 보내졌다. 힘든 노역의 시간동안 기도와 찬양없이는 살 수 없었다. 영양실조에 걸려 병원에 실려가는 날들도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들려주신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살아가고 있었다.
북한에 남겨진 예수의 흔적
어느날부터인가 간수들이 하나 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상담요청부터 미래의 불안함을 토로하는 사람들까지 삶의 아픔과 고민들을 토로하며 마음을 나누기 시작했다.
“간수인 우리보다 죄수인 당신이 왜 더 행복해 보입니까? 도대체 당신의 소망과 기쁨은 어디서 오는것인가?”라고 물어보는 간수들…
그때부터 자신을 늘 지켜보던 간수들이 하나님의 잃어버린 양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배 선교사를 통해 ‘예수’라는 이름을 태어나서 처음 들었다는 말하는 사람들을 통해 북한의 암울한 영적 현실을 알 수 있었다.
북한 정부가 낙인 찍은 ‘가장 흉악한 범죄자’에서 ‘가장 친근한 목자’로 변화시켜주신 하나님께서 배 선교사의 마음 속에 주신 음성은 “내가 너를 죄수로 보낸 것이 아닌, 내 자녀들에게 선교사로 이곳에 너를 보낸 것이다”이였다.
삶으로 하나님을 증거하는 ‘작은 예수’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 배 선교사는 북한에 ‘예수의 흔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와의 협상으로 북한 억류가 풀려나 떠나오는 날, 노동교화소의 간수가 찾아와 눈문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우리 꼭 다시 만납시다. 그동안 감사했소”
그들안에 심겨진 예수의 흔적이었다.
조훈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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