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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미국]학생 융자 보증, 파산하면 없어지나요?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6/06/06 05:56

임종범

문: 친한 친구 보증을 섰습니다. 친구가 학비가 없다고 해서, 학생 융자를 받을 때 보증을 섰습니다. 그 후로 친구는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학생 융자를 갚지 않아서, 은행은 저에게 융자금 상환을 하라고 독촉합니다.

저는 요즘 생활이 어려워 파산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친구에게 왜 융자금을 갚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이자도 너무 비싸고, 학위도 생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오히려 저를 원망합니다. 그때 보증을 안 서줬다면 학업을 포기하고 일을 시작했을 텐데, 보증을 서주는 바람에 필요도 없는 학위를 땄다고. 정말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엄밀히 피해자인데, 오히려 제게 이런 말 같지 않은 말을 하고, 돈 갚겠다는 얘기는 절대 안 합니다. 제가 파산을 하면 보증 선 빚은 없어지나요?

답: 아연실색이라는 말이 있지요. 너무 황당한 일을 당했을 때 놀라서 얼굴의 빛을 잃는다는 뜻인데. 사람이 살다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더러 있습니다. 보증을 서 줬는데, 이제 와서 왜 보증을 서 줬냐고 도리어 따진다면 정말 황당한 경우겠지요. 직장도 있는 사람이 왜 돈을 안 갚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려웠을 때 도움을 준 친구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정당하다고 할 수 없겠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은혜 갚은 까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구렁이에게 잡아먹힐 뻔한 까치 새끼를 구해줬더니, 어미 까치가 나중에 죽음으로 은혜를 갚았다는 이야기. 무릇 짐승도 은혜를 아는데, 인간 중엔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네요. 오죽하면 배은망덕이라는 말이 우리 말 중에 자주 사용되는 사자성어일까요.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은 더는 친구라고 할 수 없겠네요.

예로부터 보증을 설 땐 신중하고 또 신중하라고 했습니다. 미국 생활에서 누가 만 불을 빌려달라고 하면, 선뜻 못 주면서, 십만 불짜리 보증을 서라고 하면 덜커덕 서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는 것하고, 보증을 서는 것하고 그 후과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돈을 빌려 간 사람이 돈을 안 갚으면 그만큼 손해를 봐야 합니다 불을 안 갚으면 보증 선 사람이 고스란히 그 돈을 갚아야 합니다.

질문하신 분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파산해도 학생 융자금 보증에 대한 책무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친구 학비를 위한 보증이라고 하셨는데, 질문하신 분이 오히려 비싼 학비를 내고 인생을 배우는 상황이 되고 말았네요. ▷문의: 703-33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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