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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칼럼] 몸부림쳐야 산다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9/29 07:21

한 청년이 사라진 미각(味覺) 때문에 고민하다가 용하다는 노인의 소문을 듣고 뉴욕으로 갔다.

노인은 말했다. “그냥 살지 뭐 때문에 여기까지 와?”

노인은 무감각하게 허기만을 채우는 청년에게 예쁘게 만든 음식을 권하며 “맛은 입으로만 보는 게 아니야, 먼저는 눈으로 느끼고, 냄새로 느끼고, 맛으로 즐기는 거지”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깊은 상념에 빠졌다. 사실 노인도 맛을 잃고 살아왔다. ‘음식의 미각’이 아닌 ‘인생의 미각’을 못 느꼈다. 이민 생활을 아무 감흥 없이, 쫓기다시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등 떠밀려 살아온 것이다.

노인은 미국에 와서 남편을 잃고 아들 하나 바라보고 살아왔다. 그 아들은 가정을 꾸렸다. 혼자 사는 노인은 자신을 뒤돌아봤다. 자신의 인생에 어떤 맛을 느끼며 살아왔는가 말이다. 돌아보니, 전혀 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생을 살아왔다. 결국, 노인은 환자로 찾아온 청년을 통해 자신의 ‘인생의 미각’을 찾게 된다.

함께 노인이 한 말을 생각해보자. “그냥 살지 뭣 하러 여기까지 왔어?”
우리 인생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뭔가를 느끼며 살기보다 그렇지 못하고 살 때가 많다. 희, 노, 애, 락, 그뿐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에 느낄 수 있는 의미를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인생의 일부가 돼버려 고치지 못하고 살고 있지는 않나?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이런 일이 나타난다. 교회를 다니고 말씀을 들어도 그 말씀이 그 말씀 같다. 그 설교가 그 설교다. 성경을 읽어도 아무 느낌 없이 페이지만 넘기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즐거움과 위로를 느끼지 못한다. 말씀이 주는 인생의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

미각을 잃은 청년을 생각해보자. 참 다행인 것은 그 청년은 미각을 잃은 것에 대한 답답함과 고통이 있었다. 미각을 잃은 것은 단순히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 이상의 문제임을 알았다. 그것을 고치려고 먼 길을 떠났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도 이것이다. 우리 인생에 미각을 잃은 것도 문제지만, 그것이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느끼지 못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그러기에 우리는 ‘인생의 미각’을, ‘신앙의 미각’을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노력과 간절함이 있으면 좋겠다.
▷문의: Word4u@gmail.com

손기성/처치클리닉 대표·교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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