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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선발은 철저히 검증, 태극마크 사명감 강조"

한국 야구대표팀 1호 전임 감독 선동열

올림픽 종목 진입 계기로 전담제 도입
국제경험 풍부하고 선수 장악력 탁월


1982년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야구선수권. 홈그라운드의 한국은 잠실구장서 벌어진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5-2로 역전승하며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유명한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와 한대화의 '3점 홈런' 덕분이었다. 하지만 대회 최우수선수상의 주인공은 대표팀 막내 선동열(54)이었다. 선동열은 강호 일본·대만·미국을 상대로 완투를 펼치며 3승을 혼자 따냈다. 그로부터 35년이 올해 선동열은 또다시 태극마크를 단다. 위기에 놓인 한국 야구 대표팀을 구원할 1호 전임 감독으로서다.

왜, 지금 전임 감독제인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야구 대표팀은 프로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이에 따라 김응용·김인식 등 프로팀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 야구는 이후 국제 대회에서 잇따라 성과를 냈다. 시드니 올림픽(감독 김응용)에선 동메달을 따냈고 2006년 제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선 4강에 올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김경문)에선 9전 전승 금메달이란 신화를 썼다. 국제대회 선전 덕분에 바닥을 쳤던 프로야구 인기도 급상승했다. 2004년 233만명에 그쳤던 관중숫자가 2009년 두배가 넘는 592만명으로 늘어났다.



역설적이게도 대표팀이 승승장구할수록 감독직은 '기피대상'이 됐다. 선수들에겐 병역 특례ㆍFA 보상 규정 등의 '당근'이 따랐지만 감독들에겐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책임감'뿐이었다. 고액 연봉과 명예를 누리는 축구대표팀 감독직이 '독이 든 성배'라면 야구대표팀 감독직은 '독만 든 성배'에 가까웠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그나마 시즌이 중단돼 부담이 적지만 WBC의 경우 소속팀 훈련을 지켜볼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도 있었다.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을 이끈 김인식 감독은 소속팀 한화 이글스가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며 해고됐다.

KBO는 과거 전임감독제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1년에 20회 이상 A매치가 열리는 축구와 달리 국제대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야구는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이다.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2019년 제2회 프리미어-12, 2021년 제5회 WBC까지 매년 국제대회가 열린다. 지난해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으로 선출되며 아마추어 기구와의 소통도 원활해졌다.

대안은 없었다, 오직 선동열

KBO는 전임감독제를 채택하기 전부터 선동열 감독을 후보로 올린뒤 지난주 대표팀 감독으로 최종 선임했다. 선수 선동열은 두말 할 필요없는 전설이다. 1981년 세계청소년 선수권, 1982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이끈 그는 1985년 프로야구단 해태 타이거스에 입단했다. 프로야구에서는 1995년까지 11시즌 동안 통산 146승(40패)·132세이브·방어율 1.20을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 시절엔 '선동열이 몸을 푸는 것만 봐도 상대팀이 경기를 포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응용 감독은 "정말 동열이가 나갈수 없는 상황에도 몸을 풀게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선 4년(1996~1999년)간 10승4패·98세이브·방어율 2.70을 남겼다.

지도자 선동열도 승승장구했다. 2005년 삼성을 맡자마자 우승을 차지하고 삼성의 사상 첫 2연패도 달성했다. 2010년 준우승 이후 삼성을 떠났지만 역대 최강전력으로 '왕조' 구축에 초석을 다졌다. 고향팀 기아에선 다소 아쉬운 결과를 냈지만 신임 감독 하마평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선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긴 이유는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이다. 선동열 감독은 2006년 WBC 당시 투수코치를 맡았다. 김인식 감독은 투수 운용의 밑그림을 선동열 감독에게 맡겼다.

선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를 해본적 없던 박찬호에게 뒷문을 맡겼다. 박찬호는 대회 초반 3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렸고 2라운드 멕시코전에선 다시 선발로 변신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 감독은 2015년 프리미어-12에에서도 김인식 감독과 호흡을 맞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첫번째 과제는 세대교체

선동열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대표팀 구성은 철저한 검증과 데이터를 통해 최고의 멤버를 선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전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는 선수의 병역 특례를 고려한 인상이 있다.

병역 미필자 위주로 뽑았고 이 마저도 각 팀에 안배를 했다. 병역 특례가 없는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참가하지 않아 100% 전력을 꾸리기 어려웠던 전례도 있었다.

2015 프리미어와 2017 WBC에선 두산 선수들이 각각 8명씩 차출됐다. 리그 우승팀이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태극마크에 대한 사명감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대표급 선수들의 자기관리를 당부했다.

최종 목표가 도쿄 올림픽이란 점을 감안하면 젊은 선수들의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선동열 감독은 "3년뒤 도쿄올림픽까지 오로지 성적으로 인정받겠다"고 강조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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