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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나이키(Nike)의 선택

김동필 / 경제부장
김동필 / 경제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18/09/10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8/09/09 12:33

꼭 2년 전 '캐퍼닉이 무릎을 꿇은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었다. 요즘 광고에 등장해 뜨거운 인물이 된 그 '콜린 캐퍼닉'에 관한 내용이었다. 당시 캐퍼닉은 프로풋볼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으로 시즌 개막 경기에서의 '무릎 꿇기'로 논쟁의 중심이 됐다. '국기와 국가에 대한 모독 행위'라는 것이 비난의 이유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그의 문제의식과 표현의 자유 주장에 공감했다.

캐퍼닉이 2년 만에 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 스포츠 용품 기업인 나이키(Nike)와 함께다. 나이키가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새로운 광고를 선보이면서 또다시 대립각이 만들어졌다. 다만 '인종차별'과 '국기모독'의 갈등 구조가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쟁으로 치환된 모습이다.

광고 내용이 소개되자 후폭풍이 먼저 불었다. 나이키 제품을 불태우는 장면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유포되고,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이키가) 매우 위험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거들었다. 이런 반감에 나이키의 주가까지 일시 급락세를 보이자 '위험한 선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판도가 달라지는 양상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이키가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얘기다. 특정 기업의 광고 모델 논란에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판이 커진 느낌이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이번에 나이키가 얻은 홍보효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1억6000만 달러의 가치는 될 것이라며 발 빠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나이키는 이런 결과를 예상했을까?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이키는 이미 논쟁적인 이슈들을 광소 소재로 다룬 경험이 있는 기업이다. 사회·정치적으로 예민한 이슈들은 광고 소재로 꺼리는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다. 더구나 올해는 나이키의 상징적 문구인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 등장한지 30년이 되는 해다. 나이키 입장에서는 광고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좀 더 도발적인 소재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계산된 전략'이라는 심증은 나이키의 고객 분석 자료와 광고 후의 조사 결과를 보면 더 굳어진다. 한 마케팅 업체에 따르면 나이키의 핵심 고객층은 35세 미만이다. 이 연령층의 3분의 2는 나이키 옷을 입거나 신발을 신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연령대는 앞 세대인 베이비부머(1964년 이후 출생자)보다 인종적으로 훨씬 더 다양하다고 한다. 여기에다 이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사회적 이슈에 확실한 목소리를 낼 때 열광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바로 광고의 성적표로 나타났다. 유명 광고분석업체인 에이스 메트릭스(Ace Metrix)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문제의 광고가 나간 후 응답자의 56%가 '나이키 제품을 더 구매하고 싶어졌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핵심 고객층인 밀레니얼과 Z세대의 '강한 인상을 받았다'는 응답이 전체 평균보다 33%포인트나 높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나이키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3%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광고 효과'를 위해 사회적 분열까지 초래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나이키의 전략은 나름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핵심 고객층에 대한 철저하고 정확한 분석이 있었기에 승부수도 통했다는 생각이다. 일부 고객의 이탈은 감수하면서 미래의 고객을 확보한 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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