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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이렇게 특별한 삶이거늘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자꾸 질겨지는 것 같다. 그런데 속으로는 물렁해지는지 점점 찡할 때도 많아진다.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이 있는데 글자 그대로는 가슴속의 거문고를 울린다는 뜻이다.

며칠 전에도 기사 두 편을 읽고 가슴이 찡해졌다. 아무리 봐도 관계없을 것 같은 내용이었는데 말이다. 첫 번째 기사는 먼 우주의 천체 '케플러 452b'에 대한 것이었다. 지구와 흡사하다는 이 행성까지의 거리가 자그마치 1400광년이다.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돈다는 빛이 초속 30만 킬로미터로 1400년을 날아가야 하는 거리이다.

참고로 우리별인 태양에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이 '알파 센타우리'다. 가깝다고는 하지만 빛의 속도로는 4.37년, 우리가 만든 우주선으로 가면 7만 년이 걸린다는 거리에 있다. 그러니 인간이 1400광년 거리에 있는 '케플러452b' 행성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먼 곳의 천체가 주목받은 이유는 현재까지 발견된 지구형 행성 중에서도 생명체가 있을 만한 조건을 가장 잘 갖추었기 때문이다.

생명이 생겨나고 살아가려면 물이 필수이다. 약 40억 년 전에 탄소와 질소, 물 등의 혼합물에 자외선(UV)이 촉매 역할을 하여 최초의 생명물질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과학자들이 보는 생명의 기원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발견된 지구형 행성 중에 물과 적절한 자외선이 존재할 가능성을 검토해 보니 '케플러452b' 행성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우리 태양계에도 지구형 행성은 셋이나 더 있다. 태양에 제일 가까운 수성(Mercury)은 말할 것도 없지만 두 번째인 금성(Venus)은 압력솥 속 같은 극악한 환경이다. 지구 다음 네 번째인 화성(Mercury)은 물과 대기의 흔적이 있다지만 평균 기온이 영하 60도가량이니 생명체가 살기 힘들다.

우주가 거대하니 지구처럼 조건이 딱 맞아떨어진 행성이 어딘가 있을 법하고 그중에 생명체가 생겨난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인간처럼 지적인 생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과학문명을 발달시켰더라도 핵무기나 환경오염으로 자멸해버리지 않을 만큼 슬기로울까? 지구처럼 이런저런 자연적 조건이 딱 맞을 확률은 아주 낮기 때문에 우주엔 그야말로 우리뿐이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도 많다.

두 번째로 가슴을 찌릿하게 만든 기사는 며칠 전에 있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야기였다. 70여 년간이나 생사도 모른 채 부모님과 형제자매, 처자식을 그리워하며 살아야 한다는 건 참으로 가혹한 일이다. 잠깐의 상봉을 한 분들도 기약 없이 다시 헤어져야 했지만 그런 만남의 기회조차 못 가져본 이산가족이 대부분이다.

먼 이국땅에 살면서 노상 부모님과 형제자매를 그리워하다 보니 아주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는 슬픔이다. 이 거대한 우주에서도 유독 지구에 나면서 인연이 맺어지고 단 한 번을 사는 특별하고 소중한 것이 삶인데 어째서 이렇게 가혹해야만 하는지 가슴이 먹먹하였다.


최영출 / 생명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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