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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이집트의 미나 식당

정정숙 이사 / 한국어진흥재단
정정숙 이사 / 한국어진흥재단

[LA중앙일보] 발행 2018/07/09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7/08 16:56

마음도 몸도 공중에 떠 있다. 그동안 계획했던 이집트, 요르단과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날이다. 6000년의 역사가 살아있는 고대 유적을 탐방한다니 시간을 재촉하고 싶다.

LA국제공항에서 탑승한 후 연결 항공편이 있는 프랑스 공항으로 출발해 이집트로 향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저녁 6시 40분에 도착하니 큼지막한 관광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집트에 도착한 후 첫 인상은 모래 색깔의 미완성품 아파트들이 많다는 것이다. 경제가 별로 호황이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카이로에서 이틀 체류중 첫날 고대 이집트의 신의 후손으로 권력을 군림했던 파라오의 혼이 숨을 쉬는 무덤을 구경했다. 이어서 반만년을 넘는 고대문화 유적지의 역사가 보존되어 있는 박물관에서 금으로 포장한 왕비의 관과 유품들을 구경하였다. 다음날에는 나일강 서쪽의 룩소 관광지에 있는, 역대 파라오들이 가장 많이 묻혀있는 왕가의 계곡을 보았다.

멤논의 거상에 이어 이집트 문명의 원천인 나일강에서 펠루카(나일강의 전통배)를 탔다. 나일강 동쪽의 카르나크신전과 룩소르 신전을 관람하며 찬란한 고대 문명의 발달을 되새기게 되었다. 고대 왕국의 수도였던 멤피스의 거대한 람세스 2세의 석상과 스핑크스의 웅장함이 그 당시의 경이로운 문명을 말해 주었다.

관광이 끝나고 저녁에 한식점인 '미나식당'으로 안내되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에선 한식 먹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집트 중심지역 마하디(Maddi)라는 소도시에 한국식당이 있다는데 놀라고도 반가웠다. 미나식당은 분위기가 편했고 기름이 반지르르한 흰밥과 기대하지 못했던 불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정갈한 밑반찬과 구수한 된장찌개 맛이 그만이었다. 이곳에는 한국기업도 몰려 있고 교민들이 밀집해 있어서 집값도 비교적 비싼 부유촌이라는 말을 들었다. 며칠 동안 그림같이 구불구불하게 그려진 아랍어만 보다가 한글로 쓰인 메뉴를 읽고 TV에서 K팝과 한국뉴스를 들으니 너무나 반가웠다.

식당에는 얼굴을 가린 모압 여인들과 현대식 차림의 젊은 손님들이었다. 아랍인들도 간단한 한국어를 익혀서 한국어 메뉴를 읽을 줄 안단다. 배우기 쉬워서 단시간에 읽을 수 있게 되는 한국어의 우수성 때문에 외국인 손님들이 한글 메뉴를 들여다 보는 것을 보고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 더군다나 최초의 문자가 생긴 이집트가 아닌가.

식당 주인에게 혹시 이집트에 한국학교가 있느냐고 물었다. 한인 학생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한국학교에 다니는데 한국에서 교원자격증이 있는 교사들이 직접 파견되어 국정교과서로 정규 교과과정과 영어와 아랍어도 가르친다고 했다. 그간 지나간 학생들이 1500명이나 되지만 요즈음은 학생들이 줄어 20여 명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래도 한국 학교가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고맙기만 하였다.

관광버스로 시내를 지나는데 '차세대를 위한 미래언어학교(Future Language School for Next Generation)'라고 쓰인 영문 간판의 학교 건물이 눈에 띄었다. 국제대학교에서 아랍인들이 한국어를 배우지만 이집트에 있는 초·중·고, 대학생들이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도록 이 학교에도 한국어가 포함되었기를 간절히 바랐다. 또 미나식당의 맛있는 음식이 현지에 널리 알려지고 한국 음식을 통해서 한국의 품격있는 문화와 아름다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했으면 하는 소원도 품어보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우리 재단에서 출판한 교과서와 학생용 교재를 이집트 한국학교에 보냈다. 미국 정규학교용으로 제작한 것이라 해외에선 맞지 않겠지만 교재를 넘어선 교육으로 전세계 주민들, 특히 후손들이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서 앞으로 한국어가 세계의 주요 언어중의 하나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성지순례 중에 꿈꾸었던 나의 바람이 이루어질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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