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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죄와벌' 차태현 "지금까지 내 삶에 후회는 없다"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죄와 벌'(12월 20일 개봉, 이하 '신과함께')가 드디어 1000만 관객 대열에 합류했다. 전작 '미스터 고'(2013)를 통해 한국 최초 풀(Full) 3D 영화를 만들었던 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아무도 본 적 없는 저승 세계를 100%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스크린에 구현해냈다. '신과함께'는 인간은 죽음 후 저승에서 각기 다른 지옥을 경험한다는 한국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웹툰과 마찬가지로 사후 49일 동안 일곱 번의 지옥 재판을 무사히 거쳐야만 환생할 수 있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화재 현장에서 아이를 구하다 죽음을 맞은 소방관 자홍(차태현)은 19년 만에 나타난 정의로운 망자다. 자홍은 저승에서 그를 변호하고 호위하는 삼차사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과 함께 환생을 위한 일곱 번의 재판을 치른다. 살인·나태·거짓·불신·배신·폭력·천륜 일곱 개의 저승을 거치며, 사는 동안 자신이 지은 크고 작은 죄들을 알아가는 자홍. 그는 과연 환생할 수 있을까.

역시 차태현(41)이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했던 차태현은 '신과 함께'에서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차태현을 통해 몰랐던 김자홍을 알게 됐다"는 김용화 감독의 말처럼, 그는 원작을 뛰어넘는 차태현 표 자홍을 멋들어지게 만들어냈다.

-기존에 출연했던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신과 함께'는 규모 면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 영화를 하게 된 계기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다. 한국영화 최초로 1·2편을 동시에 촬영한 영화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쉽게 만들기 어려운 방대한 판타지물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여러 배우와 함께 작업하는 것도 좋았고. 다시 말해, 이런 거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원작 웹툰은 봤나.

"출연 제안을 받기 전, 촬영 중이던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1월 4일 개봉, 주지홍 감독) 세트장에 '신과 함께' 저승편 하권이 있었다. 당시 웹툰이 영화화 되고, 하정우가 캐스팅됐다는 정보만 알고 있는 상태였다. 상권을 못 읽고 하권만 읽었는데도 굉장히 재미있더라. 영화를 하기로 결정하고, 상·중·하를 모두 챙겨봤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자홍 역할이라는 걸 알았다고.

"나에게 차사 역을 맡기진 않을 테니까(웃음). 우연히 원작을 보고 일주일 뒤에 시나리오가 들어와서 굉장히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원작을 새롭게 각색한 시나리오를 본 느낌은 어땠나.

"영화 '바보'(2008, 김정권 감독)를 해봐서 웹툰을 시나리오로 구현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신과 함께'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김 감독님이 머리를 굉장히 잘 써서 각색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원작 팬들의 아쉬운 마음을 충분히 알지만, 긴 웹툰 내용을 두 시간 안에 담아내기 위해선 등장인물을 줄이고, 합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하정우가 원작 속 변호사 진기한과 강림도령이 합쳐진 변호사 강림을 영화에서 멋있게 연기했다."

-촬영 기간이 10개월 정도 걸렸다고.

"나는 1편 밖에 나오지 않는데도 스케줄을 통으로 뺐다. 삼차사들은 1·2편을 동시에 촬영해야 해서 힘들었겠지만, 나는 꽤 여유가 있었다. 일주일에 평균 2~3일 정도만 촬영했다. 그리고 다른 배우들보다 두 달 정도 먼저 끝났다."

-CG 작업을 위한 블루 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건 어땠나.

"예전에 TV 드라마 '전우치'(2012~2013, KBS2)에서 장풍을 쏘고, 여러 도술을 부려봤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았다(웃음). 물론 사방이 블루 스크린인 건 처음이라 색다르긴 하더라. 할리우드에서 영화 촬영하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사실 블루 스크린 앞에서 하는 연기는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하지 않나. 촬영 현장 분위기가 어땠을지 궁금하다.

"블루 스크린 연기는 정말 민망하다. 옆에서 누구 한 명 웃음이 터지면 큰일 나는 거지. 그래서 하는 사람은 집중력을 가져야 하고, 보는 이들도 그 상황을 온전히 인정해줘야 한다. 하정우나 주지훈 모두 허공에 칼을 휘두르면서 '이게 뭐 하는 건가' 자괴감이 들었을 거다. 그나마 '신과 함께'는 세트장이어서 다행이지. '전우치' 때는 사극이라 관광객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장풍 쏘고 주문을 외우고 했다(웃음). 그럴 땐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상하게 나는 그런 게 체질에 맞는 것 같다. 이번엔 혼자 뭔가에 묶이거나, 있지도 않은 멧돼지한테 물리는 연기를 했는데 그렇게 재미있고 좋더라."

-전부 CG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세트로 구현한 부분도 있다고 들었다.

"미술팀이 세트장에 산과 사막 등을 지었다.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신기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미술팀이 미리 1/3 정도 만든 배경에 CG를 입힌 건데, 관객들이 전체가 다 CG인 줄로 알까봐 내가 다 안타까울 정도다."

-자홍은 저승에서 살인·나태·거짓·불의·배신·폭력·천륜에 대해 재판을 받는다. 촬영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거 같은데.

"나라면 '어떤 재판 결과가 나왔을까' 생각해 보긴 했다. 나태하진 않았으니 잘 넘어갈 거 같고, 천륜이나 살인도 넘어가겠지. 폭력은 언어 폭력 쪽으로 가면 굉장히 심각해진다. 가장 문제는 거짓인데, 워낙 거짓말을 많이 해서 아마도 검수림에서 벌을 받지 않을까 싶다(웃음). 촬영하면서 뜨끔하더라. 착하게 살아야 할 거 같고,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영화였다."

-나태하지 않았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한번 선택한 일에 대해선 후회 없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나는 20대로 돌아가라고 하면 절대 가지 않을 거다. 그때보다 잘할 자신이 없다. 내 인생에서 최고로 바빴던 시기였고, 그만큼 열정적으로 살았다. 20~30대의 나에겐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고, 궁금한 것도 없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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