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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해준 암전 공연

하트체임버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 LA공연 리뷰

공연이 '좋았다'고만 표현하기에는 좀 부족하다. 일반적인 공연과는 뭔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17일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 '하트 체임버'의 공연이 청중에게 색다른 경험과 감동을 선사하며 LA다운타운 콜번스쿨 지퍼홀에서 열렸다.

오후 7시30분. 연주회 시간이 되자 장애인 연주자들이 비장애인 연주자들의 안내를 받으면 무대에 올랐다. 체임버는 12명의 시각장애인과 8명의 비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은 이상재 단장이 입장했다. 이 단장이 역시 시각장애인으로 공연에서는 클라리넷을 연주한다.

어느 순간 피아노가 시작을 알리자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됐다. 지휘자는 없다. 그저 서로의 소리에 의존해 연주를 이어간다. 지휘자가 없으니 소리가 어느 순간 흔들릴 만도 한데 어떤 오케스트라의 소리보다 단단하게 합쳐져 있다. 완벽한 호흡이다.



2부 순서에는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베누아가 무대에 함께 올랐다. 베누아의 건반에서 가볍게 흐르는 편안한 연주와 하트체임버의 차분한 소리가 합쳐지면서 풍부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베누아는 공연 후 "우리는 서로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느낌과 리듬과 템포를 맞춰갔다. 나는 그들을 그들은 나를 들으며 연주했다"며 "아름다운 시간이었고 나에게도 아주 특별한 무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렇게 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를 때쯤 공연장의 불이 꺼졌다. 암전 공연이다. 청중은 모두 숨을 죽였다. 그 순간 소리가 성큼 다가왔다. 어둠은 연주를 더욱 섬세하고 가깝게 들려준다.

아리랑을 마지막으로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은 단원들이 제대로 들을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 뜨겁게 박수를 보냈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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