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기분 2주 이상 끌면 진단받아야

우울장애 종류와 대처법 수면·식욕 변화·집중력 흐려지면 의심 망상·환각이 신체장애가 되면 '조울증'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연말이 다가왔다. 온통 세상이 밝고 즐거운 시간만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 기간이 일년 중 가장 스트레스가 많고 그만큼 우울함도 느끼기 쉽다.



일반적으로 우울하고 어둡고 슬픈 감정은 며칠 또는 몇 주가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2주가 지나도 슬픔이 가시지 않고 일반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면 우울증 징후일 수 있다. 우울증은 허약하거나 게으르다고 걸리는 병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렸다고 해서 부끄러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

우울증이라고 모두 같은 우울증은 아니다. 종류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다른 신체적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 치료를 받을수록 완치도 빠르기 때문에 자신의 증상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헬스 매거진인 헬스라인에서 소개하는 9가지 종류의 우울증 증세를 소개한다. 다음 중 한 가지 이상의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면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증상을 호전시켜 나가야 한다.



1. 주요 우울 장애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우울증이다. 단극성 우울장애로도 불린다. 미국에만 1620만 명이 경험하고 있는데, 우울증에 대한 분명한 이유가 없는 이들도 겪을 수 있다.



주요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매일 경험하는 증상은 ▶불안감·공허감·절망감 등 부정적인 감정 ▶식욕 감소 또는 과식이나 수면(불면 또는 과수면) 습관의 변화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삶에 대한 흥미와 관심 저하 ▶친구와의 관계 소원 ▶자해 또는 자살생각 또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증세 중 5개 이상 해당된다면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받는다.



청소년은 성적이 떨어져 학습 장애로 오해받거나 반항적인 행동을 보여 보호자가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2. 지속성 우울 장애



기분 저하증(dysthymia) 또는 만성 우울증(chronic depression)으로 불리는 지속성 우울 장애는 2년 이상 기분이 침체한 느낌을 갖고 있다면 해당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흔하고, 청소년 심지어 아동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지속성 우울장애는 주요 우울장애만큼 강렬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낮은 자존감, 삶에 대한 관심 부족 등의 감정이 여전히 남아 대인관계나 일상 업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성인은 2년, 아동과 청소년은 1년 이상 지지속하면 지속성 우울장애로 판단한다. 다른 우울 장애보다 짜증과 화를 많이 내거나 매우 예민해진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인생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다.



3. 양극성 장애



대부분 조울증으로 부르는데 기분이 극도로 향상됐다가 침체되는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과대망상증이 보일 수 있다. 집중이 어렵고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 피로감이 쌓인다. 무엇보다 오락가락하는 기분은 행동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이나 대인관계, 일상적인 생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심리학회(APA)에 따르면 극단적인 생각과 시도가 특히 양극성 장애 환자에게 많이 일어난다.



조울증 장애 진단을 받으려면 최소 7일동안 너무 기쁘거나 너무 낙심한 느낌이 지속돼야 한다. 하지만 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서 발견하는 공통점이 말투가 경쾌하고 생각에도 자신감이 차있고 의기양양해 자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4. 조울병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발견할 수 있다. 환각과 망상을 수반하는 정신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환각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느낀다. 예를 들어 목소리를 듣거나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는 것이다. 망상은 거짓이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것도 매우 현실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이 우울증은 매우 심각한데 가만히 앉아 있거나 신체적인 움직임이 느려지는 육체적 증상도 일으킬 수 있다.



5. 산후 우울증



임신과 출산 중에 일어나는 호르몬의 변화는 기분 전환으로 이어지는 뇌의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아기를 출산한 이후 약간의 우울감을 느끼는 산모들이 많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산후 우울증에 이르게 된다.



또 임신 중에 태아 우울중이 생길 수도 있다. 슬픔과 불안, 분노, 탈진, 아기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극도의 걱정, 자신 또는 아이를 돌보는 데에 대한 어려움, 자해나 아이를 해치는 생각 등을 하게 되면 산후 우울증 또는 태아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은 출산 후 4주 이내에 발생하는데 몇 주간 지속되기도 하고 1년 정도 이어지면서 잦은 기분 변화를 겪거나 아기에게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는 마음, 엄마가 된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전에 우울증을 앓았던 여성들은 산후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6. 월경 전 불쾌 장애



월경전 불쾌 장애(PMDD)는 월경전 증후군(PMS)보다 심각하다. PMS 증상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PMDD 증상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PMDD를 가진 사람은 일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우울증을 경험한다.



주로 생리를 시작하기 전 두통이나 복통, 슬픔과 절망, 분노, 짜증 등의 심리적인 변화를 경험한다. 폭식을 하거나 공황 발작이나 수면문제도 경험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엔 일을 전혀 할 수 없어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증상은 월경이 시작되기 7~10일 전부터 시작돼 며칠간 지속됐다가 사라진다. 운동과 식단 등의 변화로 증상을 개선해보고, 이를 통해 해결되지 않을 땐 병원에서 경구 피임약이나 항우울제 등의 처방 치료로 변화를 시도해볼 수 있다.



7. 계절성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은 계절성 정서장애로 불리는데 임상적으로 계절적 패턴을 가진 주요 우울 장애라고도 한다. 계절성 우울증은 대부분 낮이 짧아지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시작돼 겨울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사회적 활동이 위축되거나 잠이 많아지며 몸무게가 늘어난다. 또한 매일 슬픔과 절망 등을 느끼는 등 주요 우울 장애와 비슷하나 봄이 되면 저절로 증상이 완화된다. 또는 광선 요법이나 약물 치료 등으로 미리 상태를 개선할 수도 있다.



8. 적응장애



구체적인 사건이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야기되는 우울증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중병, 기타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 이혼이나 양육권 문제를 겪을 때, 신체적·정신적 학개를 받을 때, 실직 등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이나 법적문제에 직면했을 때 등이다.



증상은 자주 울거나 슬픔과 절망, 불안감, 불면증, 집중력 저하, 식욕 변화 등을 경험하게 된다. 임상적으로 우울한 기분을 가진 적응 장애로 알려진 상황 우울증은 많은 면에서 주요한 우울증처럼 보인다.



9. 비전형 우울증



비전형 우울증은 활기가 넘쳐 보이는 이들에게서 많이 찾을 수 있다. 또 일반적인 우울 증세와도 차이가 있다. 식욕이 없어지기보단 오히려 식탐이 강해지고 불면증보단 하루 10시간 이상 잠을 자는 과다 수면을 취하게 된다. 또 자신의 몸매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한다. 이밖에 비판에 예민해지고 특별히 피곤하지 않은데도 팔다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우울증 치료: 만약 위의 우울증 종류를 읽고 본인에게 해당되는 증세가 있다면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우울증 유형은 치료 가능하지만, 스스로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전에 우울증을 앓았던 적이 있고 재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즉시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보는 게 좋다.



하지만 이전에 우울증을 앓은 적이 없다면, 주치의에 찾아가 자신의 증세를 가능한 자세히 설명하고 전문의를 소개받아야 한다. 특히 의사에게 설명할 때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가족의 정신질환 역사 및 정보, 복용하는 처방약 및 보조식품 등을 공개해야 한다.

장연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