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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무얼 버릴까

늦은 지하철에 앉는다

달리기 시작한 차창 밖

어둠 속 형광 불빛

시간의 속도에 따라



꼬리 늘이며 흩어져

가슴엔 아직도

그날의 노래들 여울지는데

버려야 한다고 잊어야 한다고

되뇌이는 흔들림 속

어떤 노래도 시작되지 않는

한때는 모두가 노래가 되던

그리움, 괴로움, 미움, 사랑

잔설殘雪 속에 피어나

휴지처럼 나뒹굴던 목련꽃잎

안타까워 쓰담던 기슴으로

종착역에 다달은 차칸

비워져 가며

어둠 속을 걸어야 하는

남은 길에

무얼 챙겨야지 생각하는

망설임도 잠깐

남는 아쉬움은 무엇인가


김신웅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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