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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엎드려 비나이다

와우- 온 땅을 덮은 너희들의

보이지도 않는 작은 몸의 세력 참으로 대단하구나



이 망구 생애 그 긴 세월,



한 번도 보지 못한 독종 중의 독종들아

헤아릴 수 없는 무리들을 가두어 놓고

그것도 부족해 무수한 밥줄을 끊어 놓고

절망의 도가니에 처박아 놓고도

무엇이 부족해 떠나지를 못 한단 말이냐



모든 힘을 뿌리째 뽑아 놓고

무엇이 더 탐이 나 침을 흘리며

부루 뜬 사나운 눈들, 아직도 감지 못한단 말이냐

다 쓰러져 백기 들고 어둠 속을 헤매는데

남은 것은 쌓이고 쌓인 백기들 뿐인데

아무리 독종이라도 눈물은 있으련만



아- 용서의 전능자 앞에 무릎 꿇고 비나이다.

이제 그만 자비의 얼굴을 우리 향해 돌리시고

비록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전능자는 보실 터

악한 무리를 강한 손으로 속히 물리쳐 주소서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받아 주소서.


박복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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