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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교문앞서 "얘들아 미안하다"

LA최대 공립 타운내 RFK
교사 파업 첫날 현장 표정

14일 오후 교직원노조 소속 교사들이 한인타운의 로버트 케네디 학교 정문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상진 기자

14일 오후 교직원노조 소속 교사들이 한인타운의 로버트 케네디 학교 정문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상진 기자

교사 90% 이상 파업 동참
교문앞 텐트치고 양해구해
"콩나물 시루 교실 바꿔야"
학생들 앉아만 있다가 귀가


LA통합교육구(LAUSD) 교사 3만1000명 이상이 교실 밖 거리로 나선 14일 아침, 로버트 F. 케네디 스쿨(이하 RFK 스쿨)은 평소 등교 시간 때와 달리 한산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30년 만에 교원노조가 파업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산을 쓰고 학교를 찾았다.

통합학교인 RFK 스쿨은 K-12학년 약 4000명을 수용한다. 학교 측에 따르면 파업 첫날 학생 상당수가 등교하지 않았다. 어린 자녀를 딱히 맡길 곳이 없는 학부모만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7가와 카탈리나 스트리트 정문을 지키던 한 직원은 "교사들이 파업하는 소식을 학생과 학부모도 대부분 안다. 그래서인지 일부(some)만 등교했다"고 말했다.



11시쯤부터는 정문 앞에 학부모가 탄 차들이 오갔다. 등교한 학생들이 "교실에서 그냥 앉아 있다"는 소식을 전하자 자녀를 태우러 온 것. 한 엄마는 장대비를 헤치고 우산 아래 저학년 자녀를 보듬고 집으로 향했다.

이날 새벽부터 RFK 교사들은 학교 출입문 두 곳에 그늘막을 치고 모였다. 이들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커피, 케이크, 스낵바를 건네며, 파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미안한 심정을 전했다.

학생과 학부모는 실망한 기색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더 많았다. 이날 파업에 동참한 RFK 교사는 90% 이상이다.

미술교사인 윌리엄은 "4000명이 다니는 RFK 스쿨에 간호사는 1명, 도서관 사서도 1명이란 사실을 아는가. 이 큰 학교에 빈 교실이 많다. 공간은 남는데 교사가 부족해서 한 수업당 35~40명이 모여 수업을 듣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윌리엄은 콩나무 시루 같은 교실에서 학생이 제대로 공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교사 1명이 학생 35명 이상을 가르치는 데 '수업의 질'이 좋을 수 없다는 말이다.

LA교원노조(UTLA)가 파업까지 강행하며 요구하는 것은 ▶임금인상 ▶학급당 학생수 축소 ▶교원 추가 채용이다.

윌리엄은 "우리도 파업을 원치 않지만 다른 선택(option)이 없다. LA 물가가 너무 비싸지 않나. 생계비(cost of living) 확보 차원에서라도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지사는 교원노조와 통합교육구가 협상을 타결하라고 촉구했다.

LA타임스는 뉴섬 지사가 "너무 많은 학생과 가족이 (교원노조) 파업 피해를 보고 있다. 양측은 테이블에 앉아 협상을 통해 결과를 내야 한다. 학생들이 교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LAUSD는 교원노조 파업 기간 학교를 평소처럼 운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체수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LA타임스는 파업 첫날 로스 펠리즈 존 먀샬고등학교 안에는 학교경찰 두 명이 학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타일렀다고 전했다. 한 학생은 오전 8시25분에 등교한 뒤 수업이 없자 친구들과 집에 갈지 말지를 고민했다.

베니스 고등학교 학생들은 교장 지시로 체육관에 모여 시간을 보냈다. 이 중 몇몇은 역사박물관이나 공공도서관이 낫다며 '탈출'을 감행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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