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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총선 대이변…좌파 돌풍

민족주의 정당 ‘신페인당’ 1위
만년 3위 탈출…정치 지각변동
'불평등 해소' 공약 젊은층 공략

100년 가까이 사실상 양당제를 유지해온 아일랜드 총선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대부분 총선에서 한 자릿수대 득표율에만 머물던 민족주의 좌파정당인 신페인(Sinn Fein)당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으며 그동안 아일랜드 정치를 지배해온 양강 구조를 뒤흔들어 놓은 것이다.

AFP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아일랜드 총선의 개표 결과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주의 좌파 성향의 신페인당이 24.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9일 전했다.야당인 공화(Fianna Fail)당이 22.2%로 그 뒤를 이었고 집권 통일아일랜드(Fine Gael)당은 20.9%로 3위에 그쳤다.

이날 오후 11시 15분(그리니치표준시·GMT)까지 아일랜드 하원 의석 159석 중 60석이 채워졌으며, 이 중 29석이 신페인당 소속이라고 영국 공영 RTE는 보도했다.

신페인당은 과거 북아일랜드 내전 당시 테러와 암살 등 숱한 폭력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정치조직으로 출발한 정당으로, IRA와 연계됐다는 이유로 그간 아일랜드 유권자들로부터 배척당해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신페인당은 1987년 총선에서 득표율 1.6%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고 1989년 총선(1.2%), 1992년 총선(1.6%)에서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북아일랜드 독립투쟁의 산증인인 게리 애덤스 전 신페인당 대표의 노력으로 조금씩 아일랜드 유권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애덤스 전 대표는 1998년 4월 영국 총리와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구성 등을 뼈대로 하는 평화협정을 맺는 등 수십년간 이어져 온 분쟁에 마침표를 찍으려 부단히 노력해왔다.그 영향으로 1997년 총선에서 신페인당은 2.6%의 득표율을 얻으며 사상 첫 하원의원 배출에 성공했으며, 2002년에는 득표율이 6.5%로 올랐고 의석수도 5석으로 늘어났다.

신페인당은 2007년 6.9%, 2011년 9.9%, 2016년 13.8%로 득표율을 높여가며 존재감을 키워왔으나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의 사이에 껴 어깨 한번 제대로 펴보지 못했다.

애덤스 전 대표는 2018년 1월 IRA와는 거리가 먼 메리 루 맥도널드에게 당권을 넘기며 폭력이 역사에서 손을 뗐다는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신페인당은 여전히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일을 주장하지만, 그 방법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데에서 IRA와 결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날로 ‘만년 3위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뗀 신페인당의 맥도널드 대표는 트위터에 “(신페인당이)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며 “공식적으로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적었다.

맥도널드 대표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신페인당은 정부를 구성하는 문제와 관련해 모든 당과 이야기할 계획이라며 각 당에 대화 수용을 촉구했다.

그간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은 신페인당과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왔지만, 총선 결과가 나온 후 양당 간 입장에서 미묘한 차이가 감지됐다.

통일아일랜드당을 이끄는 리오 버라드커 총리는 “이제 아일랜드가 3당 체제를 갖춰 정부를 구성하는 일이 꽤 어려워질 것”이라면서도 IRA와 과거 한통속이었던 신페인당과 연정하지 않겠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미홀 마틴 공화당 대표는 공화당과 신페인당 사이에는 정책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면서도 “지난 밤사이 우리의 정책과 원칙이 바뀌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국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해 연정 가능성의 문을 열어뒀다.

아이리시타임스 칼럼니스트 핀턴 오툴은 신페인당이 “한때는 IRA와 분리할 수 없는” 당으로서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 취급을 받았지만,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신페인당의 약속에 젊은 유권자들이 마음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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