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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열며] 올인

도박판에서 쓰이는 용어를 잘 모르지만 '올인'이란 카드게임 등에서 게임의 승패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거는 것이라고 한다. 일견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을 수도 있는 무모한 선택인 것처럼 보이지만 돈을 적게 걸면서 가늘고 길게 게임을 이어간다고 한들 결국은 가진 것을 모두 잃게 되는 것이 도박판의 생리인 마당에 그럴 바에야 모든 것을 걸고 승부를 걸어보는 것이 그 게임을 빠져 나오거나 돈을 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좀더 생각해보면 사실은 올인이란 단순히 게임을 운영하는 방식중의 하나가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생존하는 방식이기도 하고 자연계가 존재하는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가 가진 모든 힘을 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끼 같은 작은 짐승이 맹수에 쫓길 때는 사력을 다해 도망가지 절반의 속도로만 도망가지는 않는다. 식물들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의 힘을 쏟아 붙는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각각 고유하면서도 독특한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단 한 번 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 누구에게도 그 삶을 어중간한 자세로 죽지도 살지도 않은 가사상태로 사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온 인류가 거기에 올라 타 살고 있는 지구라는 이름의 작고 푸른 별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지구라는 별은 똑같이 생긴 쌍둥이 별이 있을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 지구 위에 살고 생명체들은 지구라는 공기가 있고 물이 있는 지구라는 푸른 별을 잃으면 옮겨가 생명을 이어가며 살 수 있는 다른 별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각자의 생물들이 가진 생명도 하나뿐이고 그것을 담을 공간도 하나뿐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인이라 모험적이거나 요행을 바라는 태도가 아니라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바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2018년의 가을도 한 번 밖에 오지 않을 것이다. 이 2018년의 가을호는 기적 소리를 울리면서 벌써 정거장을 출발하였다. 이 기차에 오르면서 소지품을 모두 가지고 올라 탔어야만 했었던 것 같다. 내 몸만 싣고 내 소지품들을 다 싣지 않았다고 해서 기차 요금을 반만 내는 것도 아닐 것이다. 두고 온 소지품들을 가지러 다시 돌아 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세월이란 열차는 편도여서 한 번 지나가 버린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기차는 타든지 내리든지 둘 중의 하나만 할 수 있는 것이며 타지도 않고 내리지도 않는 어중간한 상태로 여행을 할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기차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바꾸어 탈 다른 기차가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내게 남은 최선은 지금이란 현재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싣는 일일 뿐인지도 모른다. 사실은 그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라 한 번뿐인 삶을 살아가는 자의 바른 태도인지도 모른다. 이 계절이 지나고 난 후 뒤돌아 보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도 모른다.

지금 당신은 어디에 올인하고 있는가?

올인하려는 대상이 있기는 한 것인가?


위선재 / 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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