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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생활 30년차 성정숙씨 시인으로 등단

"신선한 사유의 시 세계"
신인우수작품상 수상

나소카운티에 거주하는 성정숙(76·사진)씨가 한국 문예지 ‘시문학’의 신인우수작품상을 수상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심사위원단은 심사평에서 성 작가의 시 ‘꽃물’에 대해 “지식과 관념에 의해 행동하고 생각하는 어른의 마음에서 벗어나 천진하고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었기 때문에 참신한 시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시인의 소중한 본성을 인식하게 하는 시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마음’이 읽기 쉽고 가벼운 시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시 ‘여’는 차분한 목소리로 존재와 본질에 대해 성찰한다. 그는 “10대 시절 재미삼아 사전을 들춰보다 찾은 단어 ‘여(명사·물속에 잠겨있는 바위)’가 평상시에 잘 쓰이지 않는 단어임에도 가끔 생각이 났다”며 “이민 생활 중 만난 많은 사람이 ‘차가운 물살 저 아래/ 몸은 닳고 깎이면서/ 꼼짝할 수 없는 침잠/ 목메이던 오열도 가라앉히고(…)’ 있는 물속의 바위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에서 ‘해인’ ‘사리’와 같은 불교적 색채를 드러내는 그는 본인을 아끼던 할머니의 영향으로 불교적인 사상에 친숙하다고 한다.

세 번째 작품 ‘나이테’에서도 그는 “어떤 것도 함부로 생겨나지 않았고/ 이 몸이 저 우주에 맞닿아 있다고(…) 내 속에 모든 나이테를 공유하는 것은/ 그 긴 시간의 유물이 머물고 있기 때문이겠지”라며 개인이 존재하는 이유를 우주와 연결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히는 시는 아니지만 일상에 지친 독자에게 “너도 소중하다”고 보듬어주는 어머니와 같은 목소리다.

어릴 적부터 글쓰기를 즐겨왔다는 성 작가는 은퇴 후 본격적인 문학활동에 나섰다. 그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계속 일을 해오다가 은퇴하니 우울해져 책을 가까이하던 중 이상하게 글을 다시 써보려는 마음이 들었다”며 “시는 사람과 세상을 보는 폭을 넓혀줘 소중하다”고 말해 앞으로도 꾸준히 창작활동을 계속 할 의사를 내비쳤다.

1943년 경상북도 대구에서 태어난 성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한국 미술사를 전공하고 같은 학교 대학박물관·국립박물관·MBC 방송국 등에서 일하다가 1974년 텍사스주로 유학 간 남편과 함께하기 위해 미국에 왔다. 79년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한국의 어지러운 시국에 귀국을 미루고 뉴욕에 왔다. 1985년부터 2004년까지 뉴욕중앙일보에서 재직했으며 2014년까지 이영희한국문화박물관 관장직을 역임했다.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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