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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들 납치.성폭행… 평화유지군 성추문 확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실태 보도
4불 주고 성매매, 사생아도 많아
시민들 "더 이상 못 믿을 군대"

유엔 평화유지군(PKO)의 성추문 스캔들이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유엔 평화유지군의 성폭력.착취 실태에 대한 심층 보도를 통해 "공식 보고되지 않은 성 추문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기존에 유엔에 공식 보고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했다. 1988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유엔 평화유지군의 '어두운 두 얼굴'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2013년 정부군과 무슬림 반군 사이의 내전으로 6000여 명이 숨졌다. 유엔은 2014년 1만2000명의 평화유지군을 긴급 투입해 치안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평화를 지키기 위해 파견된 군대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여성들의 평화를 깨버렸다. 평화유지군이 성범죄를 저질러 아버지를 모르는 아이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평화유지군의 이름을 따 '피스키퍼 베이비(Peacekeeper babies)'라 불리는 이들이다.



 WP는 현지 10대 소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평화유지군이 4달러에 성매매를 하고 납치.성폭행까지 벌였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유엔에 공식 보고된 42건의 성폭력 사건들 외에도 수많은 숨겨진 사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WP가 인터뷰한 7명의 소녀 중 5명은 유엔의 피해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이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원치 않게 '피스키퍼 베이비기'의 어머니가 됐다.

14살짜리 소녀는 "강간으로 낳은 아이를 보고 있을 때면 죄 없는 아이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진술했다.

 평화유지군은 가난한 여성들에게 식량이나 물건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하며 잠자리를 갖는다. 시민들은 WP와 인터뷰에서 "평화유지군이 낮에 소녀들을 물색한 후 밤에 몰래 이들 집으로 찾아가 납치하거나 성매매를 시도한다"며 "평화유지군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분노를 표했다.

WP는 42건의 성폭력 사건 중 기소된 사건이 1건에 불과하다는 점도 시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와치(HRW)도 이달 보고서를 통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중부 밤바리에서 8명의 소녀.여성들이 납치.성폭력 당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평화유지군의 성 추문은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보스니아에서도 평화유지군이 납치 강간 사건에 연루되었고 2000년대 초반 아프리카 콩고에서도 150건 이상의 성폭행 사건이 보고됐다.

코소보.아이티.라이베리아 등 평화유지군이 파견된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성 추문은 끊이지 않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평화유지군의 성폭력 사건을 "유엔의 암적인 문제"라며 강력 처벌 의사를 밝혔지만 평화유지군의 성폭력 문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유엔은 지난 1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성추문에 연루된 다국적평화유지군(MINUSCA)의 철수 및 추방을 결정했다.

 한국도 유엔 평화유지군 참여국이다. 93년 처음으로 소말리아에 상록수 부대를 파견하며 평화유지군 임무를 시작했다. 이후 의료.재건 분야를 중심으로 레바논.남수단.동티모르.이라크.라이베리아.수단 등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왔다.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은 9개국에 평화유지군 637명을 파병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레바논 동명부대 남수단 한빛부대처럼 대부분 부대 단위의 평화유지군 파견이 이뤄져 일탈 행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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