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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위비 제대로 받기' 시범 0순위 한국

나토.일본보다 정치 부담 덜한
한.미 군사동맹 건드릴 가능성
클린턴은 한.미.일 동맹 수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 군사동맹의 운명이 갈리게 됐다. 동맹 수호를 확약하면서 한.미.일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까지 내세운 클린턴, 동맹 재편을 선언하며 "왜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100% 내면 안되나"라는 트럼프. 2017년 이후 한.미 동맹의 모습은 미 국민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6.25전쟁 이후 만들어진 한.미 관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격변 통지서다. 종전 이후 한.미는 주한미군 주둔과 한.미 연합사 체제를 통해 미국이 한국 방어에 직접 나서고, 대신 한국은 미국의 대외정책을 전면적으로 지지하며 동북아에서 미군 전력의 허브를 제공한다는 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러나 '트럼프의 미국'은 이같은 틀이 미국만 손해 보는 구조라며 전통적 상식을 거부한다.

트럼프는 지난달 19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미국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면 우리는 언제든 (미국 땅에서 해외로)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4월 27일 외교안보구상 발표 땐 "유럽.아시아를 지켜주며 항공기.미사일.함정 등 장비에 수조 달러를 써왔다"며 "우리가 지켜주는 나라들은 이 비용을 부담하든지 아니면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간 한.미 양국은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하면서 치열한 돈 싸움을 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집권 시엔 단순히 돈 계산 차원을 넘어서는 상황에 직면한다.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포함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틀이 심정적으로 붕괴되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한쪽이 위협받을 때 이를 막기 위해 대응 수단을 강화한다"는 상호 방위의 약속 대신 '안보는 당사국 책임'임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철수까지 가지 않더라도 현재 한국이 무상으로 제공받는 미군 레이더.군사위성의 대북 정보에까지 청구서가 붙을 수 있다.



차두현 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은 "미국 국내에서 큰 정치적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나 일본 보다는 상대적으로 그 부담이 덜한 한국이 트럼프의 '제값 받기' 정책의 시범 케이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클린턴의 미국'은 전통적 한.미 관계에 충실하다. 클린턴은 지난달 2일 외교안보구상 연설에서 "동맹이 주둔지를 제공해 우리가 신속 대응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미 정부가 재정적 부담을 지며 유지하는 미군의 해외 주둔을 당연시한다. 클린턴 캠프의 외교안보 분야를 지휘하는 제이크 설리번은 민주당 전당대회때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미동맹은 굳건하다"고 또 강조했다.

클린턴은 오히려 군사동맹을 일본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예고했다. 클린턴은 2일 연설 때 "국무장관 시절 동맹인 일본.한국과 함께 북한 지도자들이 우리를 향해 무모하게 탄두를 발사하면 이를 격추할 준비가 된 미사일방어(MD)시스템을 구축했다"며 "3국은 이 시스템 구축에 기여했으며 이달 합동훈련을 실시하는데 이게 동맹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캠프의 로라 로젠버거는 본지 인터뷰에서 "클린턴은 동맹국들과 MD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단언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이어 3국 MD가 본격화될 경우 현재 미국을 교집합으로 해서 간접적으로 이뤄졌던 일본과의 군사 협력도 미사일에 관한 한 직접 협력으로 격상된다. 하지만 대일 군사 협력 강화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와 역사왜곡 문제 등 군사 바깥의 문제로 국내 여론이 반발할 수 있는 게 한국 정부의 부담이다.

클린턴은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정책(Pivot to Asia)의 계승자임을 선언했다. 나아가 "국무장관으로서 아태 재균형 정책을 주도해 북한의 위협에도 대응하며 이 지역에 추가 전력을 배치했다"며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트럼프는 한국.일본에서의 미군 전력 증강을 '무임 승차'로 간주한다. 트럼프 집권으로 아태 재균형 정책이 폐기돼 항모 전단, 공중 정찰 전력 등이 축소되면 북한 도발에 항상 대비해야 하는 한국에도 여파가 올 수 있다.

클린턴 캠프에서 대북 압박론은 대세다. 클린턴을 자문하는 웬디 셔먼 전 정무차관이 북한 쿠테타 대비까지 거론했고, 이란 핵 협상에 참여했던 설리번은 철저한 경제 봉쇄가 성공했던 이란식 해법을 사례로 든다. 압박을 강화해 협상장으로 나오게 한다는 논리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정권을 '미치광이'로 비판하면서도 "(김정은과) 대화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간 "미국은 (협상에서) 예측 불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말 그대로 트럼프의 대북 카드는 예측 불허다.

채병건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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