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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인터뷰> 홍학준 신부

샌디에이고 한인성당 주임
‘제르바시오’처럼 무명으로

샌디에이고 유일의 한인 성당, 이곳에는 매주 500~600명의 신자들이 모여 미사를 드린다. 등록 신자수로 치면 1000여명에 가까운 작지 않은 규모의 성당이다. 이곳에 지난해 10월 홍학준 신부가 새로 부임했다.
구름이나 바람처럼 늘 우리 곁에 있지만 두드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누구에게나 한결같이, 아나로그식으로 차곡 차곡 신앙을 키워가며,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통하는 ‘이심전심’의 공동체를 꿈꾼다는 제르바시오 신부님을 만나봤다.

[구름같고 바람같은 제르바시오]
서품 받은지 14년째, 본당 공동체를 맡은 것은 샌디에이고 성당이 4번째다. 신부로서 성향이나 특징이라면 ‘별로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세례명이 제르바시오 성인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신자분들도 이분이 누군지 모르지요. 나중에 보니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바꿔볼까 생각했는데 사실은 저에게 딱맞는 이름이다 싶더군요. 구름이나 바람처럼 있는듯 없는듯 하지만 신자들곁에서 제자리를 묵묵히 지키다가 떠날 수 있는 성직자로서의 성향과 딱 들어 맞지 않나 싶어요”
직접 만나보면 알 수 있지만 가식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홍 신부의 이미지가 제르바시오 영명이 썩 잘 어울려 보인다.



[신앙은 영원히 아나로그식으로]
“여전히 아나로그 성향이 강합니다. 신앙을 마냥 편하게 받아들이고 쉽게 여기기 보다는 째깍째깍 시계침이 돌아가듯 수고하여 길러지고 애써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부 역시 신자들이 원하는 것을 열심히 채워주고, 바른 신앙으로 인도하기 위해 열심을 기울여야 하구요.”
몸을 쓰는 축구, 골프 등 갖가지 운동을 통해 신자들과 어울리길 좋아한다는 홍 신부는 신부라고 시종일관 경건하기 보다는 뭐든지 조금씩은 할 줄 알아야 더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자세다. “신부가 망신당하면 안되잖아요” 농담처럼 답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차근차근 관계를 맺다보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신앙의 중보자가 되기 쉬워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심전심]
“제일 좋아하는 말이라면 ‘이심전심’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공동체는 바로 이심전심의 공동체죠.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공동체, 비록 신앙공동체라 하여도 여러사람이 모이다 보면 미운게 두드러지고 틀어지기 쉽다. 홍신부는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이심전심’ 이라했다. 이심전심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강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이다. 먼저 상대방을 배려하다 보면 ‘이심전심’은 쉬워진다. 교회는 공동체를 통해 하느님의 나라를 보여주는 것이다. 위로와 사랑, 은총 속에서 살고싶 은 마음에 성당을 찾는 모든이가 ‘이심전심’의 공동체를 이뤄 하느님의 나라를 이룰 수 있게 돕는 것, 그것이 신부의 소임이라는 생각이다.

[똑같이 누구에게나]
이민 사회에서 자리잡기 위해 애쓰는 우리 신자들은 강하게 사는듯 해도 상대적으로 순수하고 여리다. 그러다 보니 교회안에서 상처도 쉽게 받고 상처때문에 자주 냉담해 지기도 한다. 샌디에이고 한인성당에서는 교회 안에서 차별을 당하고 구별을 당하는 일들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일은 누가 좀 더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지만 그 때문에 사람을 놓치면 안된다. 신부 역시 신자들이 하느님과 깊은 관계를 놓지않으며 더욱 가깝게 영적으로 강건해 지기를 기도하는 일, 하느님의 깊은 사랑을 나누는 일은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다.

[혼란스러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온 세계가 시끌벅적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총기사고, 하루아침에 흥망하는 세계경제, 상상하던 것이 모두 구현되는 기술의 발전 등 혼란스러운 시대를 사는 우리가 결코 낙담함 없이 공동체의 가치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할 화두는 무엇일까.
홍 신부에 의하면 바로 ‘내 것만을 지키려는 자세를 버리는것’이다. 삶 자체가 선물이다. 내 것이 아니다. 내 것이 아니니 나만을 위해 축적되고 사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남으면 나누고 모자라면 도움받는 자세를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말보다 행동이 필요합니다. 알면서 행동하지 않는 것이 더 나쁜 것이지요. 작은 것 하나라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실제로 체험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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