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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글동산: 장원숙(기독문인협회원)

[시애틀 중앙일보] 발행 2016/11/04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6/11/04 11:42

우리의 조급함

얼마전 나는 낙엽이 불타오르는 가로수길을 운전하다 황홀한 가을 풍경에 취해 나도 모르게 속도를 줄이며, 가을 풍경에 매료되고 있었는데, 뒤차가 빵빵거렸다.

놀라서 정신을 차리고보니, 중년쯤 되보이는 미국 남자가 계속 크락숀을 누르며 내 차를 추월하더니 가운데 손가락까지 내밀며 쌍욕을 하면서 사라졌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보고 속도를 좀 줄였다고 해서 저렇게 소리지르며 화를 낼수있을까, 자기가 급하면 조용히 추월해서 가면 되는데 왜 저토록 악을 쓰며 화를 낼까? 도저히 이해할수없었다.

그래도 나는 그림같은 풍경을 이런 기분으로 망칠수없어 차를 한쪽으로 세워두고 반대방향으로 가로수길을 걸었다. 정말 낭만적인 시간이었다.

다시 차를 몰고 가는데, 건널목도 없는 곳에서 길을 건너려고 시도하는 남자 노인을 보고 속도를 줄였는데, 또 내 뒤차가 크락숀을 누른다. 장애물 때문에 속도를 줄였는데, 뒤차는 자기 코앞만 보고 빵빵 거린다. 그렇게 성급하게 가본들 오분 더 빨리 갈텐데. 조급한 마음 때문에 오십년 더 빨리 간다는 말이 생각났다.

이 미국에서 반세기를 살면서 이날처럼 운전하다가 당황해본 일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조급함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다. 조급함 때문에 망치는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조금만 참았더라면 이혼 하지 않았을걸,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살인하지 않았을걸. 이렇게 “걸걸” 하면서 후회하며 사는 사람들이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반드시 인내의 연단이 필요한 존재들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할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조급함은 인간의 위기와 물질의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 세상에는 자연의 법칙이 있다.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면 겨울이 오듯이 순서와 순리를 가르쳐 주고 있지만, 순서를 거역하며 사는 사람들이 바로 조급하고 성급하게 사는 사람들이다.

연단의 시간을 모르는 사람은 의미 없는 삶을 살고있는 것이며, 연단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진정한 시간의 가치를 잃고 사는 사람들이 이라고 한다. 과일도 기다림의 과정이 있어야 우리가 먹을 수 있듯이 모든 만물은 기다림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나무가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듯이 우리 인간에게도 마음대로 살 수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모든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있다면, 그것은 바로 파멸인 것이다. 참으면 병이 된다는 말이 있지만 참아서 얻는 것은 실보다 득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오늘도 죽음을 향해 살아가고 있는데, 구태여 서둘러서 성급하게 갈 필요가 있을까? 조급해 하며 살아본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수 없다면, 구태여 조급해 하며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있을까? 과연 우리는 얼마나 참으며 살아왔을까? 참고 견디는 자는 복이 있다고 했다.

고통은 축복의 통로라고도 했다. 통한의 눈물은 인내 끝에 찾아온 승자의 눈물인 것 이다. 인내에는 소망이 있기에 참을 수 있는 것 이다. 우리가 조급하게 살아서 안되는 이유는 사회 질서를 파괴하고 진리를 떠나서 사는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것은 우리가 누려야할 여유와 행복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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