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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공연 앞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밴쿠버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8/01/21 12:33

사진=2003년 공연에서 조수미.<중앙포토>

"인간의 목소리는 가장 아름다운 악기"

지난 2003년 한-캐 수교 40주년과 중앙일보 밴쿠버지사 창립 2주년을 기념해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조수미 초청 콘서트가 밴쿠버에서 열렸다.


밴쿠버 중앙일보에서 총체적인 기획에서 섭외 , 마케팅 ,또한 자체 프로그램에 의한 티켓판매까지 하여 한인사회뿐만아니라 주류사회에서도 우리의 역량을 보여줄수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3천여 석에 달하는 오피움 극장을 과연 다 채울 수 있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그녀의 리사이틀은 빈 자리 하나 없이 꽉꽉 채워져 한인 사회는 물론 이곳 언론까지 놀라게 했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오는 1월 21일 월요일 저녁 8시,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VSO)와 함께 오피움 무대에 다시 선다.
새해 첫 해외 무대로 밴쿠버를 택한 조수미를 만나보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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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무대로 밴쿠버를 택하셨는데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아니면 미국 캐나다를 잇는 순회 공연 중 하나인가요?

조수미=아니, 밴쿠버에서만 공연해요. 밴쿠버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로 소문 난 곳이잖아요? 날씨도 좋고 조용하고 순박하고 …어쩐지 포근하고 정다운 느낌이 들어요.

개인적으론 동생과 조카가 여기 살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구요. 지금은 없어요. 지난 7월에 귀국했거든요. 그리고 또 중앙일보 창간 기념 리사이틀을 열었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와서 박수 쳐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 좋은 기억이 남아 있죠.

차분하게 말문을 연 조수미는 좋은 공연을 보여 드리기 위해, 오늘은 이 도시, 내일은 저 도시 하는 식으로 빡빡한 일정을 따라 움직이면서 더 이상 자신을 소모시키고 싶지 않다고 한다.


-원래 로마에 사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 벨기에 에 있는 아파트를 소개한 방송을 본 적이 있어요. ‘진짜 집’이 어디죠?

조수미=글쎄요. 저는 로마에 있는 걸 가장 좋아해요. 근데 문제는 1년에 한두 달도 집에 있을 수가 없다는 거죠. 오페라에 출연하면 적어도 한 달 정도 그 도시에 있어야 하고 컨서트도 정말 세계 여기저기서 열리니까 언제나 가방 싸 들고 여행을 다니는 셈이에요.

그렇지만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곳이 집이라면 로마죠. 여긴 25년 전에 첫 유학을 온 곳이라 친구들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고 특히 성악가들은 목소리를 잘 보호해야 하는데 날씨가 아주 좋아요. 음 그리고 와인, 저 와인 좋아하는데 여기 와인 정말 맛있어요.

파스타 중에서도 특히 조개가 많이 들어간 올리브 오일 베이스의 봉골레를 아주 좋아한다는 조수미는, 서울에서 태어나 선화 예중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성악과에 재학하던 중 83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으로 유학했다.


그리고 대 지휘자 카라얀과의 만남을 계기로 성장 가도를 달리게 된다.
1989년, 어느 날 갑자기 리허설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낮잠을 청하다가 고요히 생을 마친 노장 카라얀이 마지막으로 발탁한 두 명의 가수 중 하나가 조수미다.


함께 오디션을 보았던 다른 신인가수는 지금 오페라 계를 완전 평정한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다.
비록 카라얀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좋은 인연이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신이 내린 목소리(Voice from Heaven)’라는 카라얀의 찬사는 이후 그녀의 이름 앞에 관용어처럼 따라 붙는 수식어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조수미는 1990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게오르그 솔티의 지휘봉 아래 세계3대 테너로 꼽히는 플라치도 도밍고와 함께 오페라 [가면무도회] 에서 오스카 역으로 성공리에 데뷔한다.


-조수미씨 가족으로 우리말은 물론 이태리 말, 독어, 불어 다 알아듣는 귀염둥이 아이 신디가 있다던데?

조수미=네, 아시다시피 제가 아직 결혼을 못했죠. 사람들은 화려한 겉모습만 보지만 문득 집으로(아니, 숙소인가?) 돌아와 문을 열 때 반기는 사람 하나 없으니 무척 외로워요.

신디(6살짜리 요크테리어)는 워싱턴에서 서울대 동창회 기금마련 자선 음악회 때 선물로 받은 강아지예요. 그땐 6개월 아기였는데 지금도 별로 크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가방에 넣어서 식당도 가고 오페라 하우스도 가고 리허설 때도 데려가고, 어떨 때는 비행기 타고 같이 가서 제 연주회 때 출연자 대기실에서 기다리기도 해요.

신기하게도 전혀 짖거나 소음을 내지 않아요. 외로움도 달래주고, 정말 내 아이 같아요. 하도 데리고 다니다 보니, 네 …정말 이태리어 불어 독어 다 알아듣는 거 같구요.

자신을 가리켜 ‘개를 알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조수미의 동물 사랑은 남다르다.
로마에 있는 그녀의 집엔 신디 말고도 큰 이탈리안 양치기 개가 두 마리나 더 있다.
녀석들은 형제인데 덩치가 엄청 크지만 제일 나중에 입양된 귀염둥이 신디가 보스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행복하게 지낸다.


-‘밤의 여왕, 조수미!’ 라고 불리는 거 알고 계시죠? 실제로 그 배역을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더 좋아하는 다른 오페라가 있나요?

조수미=아, 지난 20년 동안 그 아리아를 불렀어요. 이제는 벗어나고 싶어요. 여길 가나 저길 가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불러야 했죠. 그보다는 [사랑의 묘약]에서 아디나,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인형의 노래’ [리골레토]에서 질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서 루치아 같은 역을 더 좋아해요. 오페라 부파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깐깐하고 유머러스 한 캐릭터’도 개인적으로 좋아하죠.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밤의 여왕’ 아리아는 정말 세계 어디서나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하숙집 아줌마가 모차르트에게 밀린 방세 내라고 왁왁 소리 지르는 얼굴에서 힌트를 얻어 작곡하게 되었다고 설명한 영화 [아마데우스]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음을 계속 찌르듯이 뽑아내야 하는 ‘밤의 여왕’ 아리아가 소프라노에게 그리 달가운 역은 아니다.
그리고 오페라 전체에서 아리아가 달랑 두 개밖에 안 되기 때문에, 힘든 거에 비해서 그리 크게 부각되지도 않는다.


조수미 같은 콜로라투라(가장 화려하고 기교적인 하이 소프라노로서, 빠르게 음 높이를 바꾸면서 트릴을 구사하는 아질리티를 장기로 한다.
) 소프라노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다른 오페라도 많다.
대표적으로 ‘벨 칸토(아름다운 목소리라는 뜻으로, 도니제티 롯시니 오페라가 이 계열에 속한다.
) 오페라가 그렇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을 짜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무엇입니까?

조수미=인간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악기’인지 보여 드리려고 해요. …음, 인간의 목소리에 경외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런 경지까지 보여 드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이번 밴쿠버 공연에서 조수미는 콜로라투라로서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오페라 명 장면만을 골랐다.
지휘봉을 잡은 사람은 빅토리아 심포니 음악감독인 타니아 밀러(Tania Miller).
롯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에서 ‘방금 들린 그대 음성Una voce poca fa’과 베르디의 [리골레토] 중에서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 [라 트라비아타] 중에서 ‘이상해…언제나 자유롭게E Strano! and Sempre libere’ 그리고 도니제티의 [연대의 아가씨]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며Il faut partir’등을 부른다.
(보통 아리아 제목은 가사의 앞부분에서 몇 단어를 짧게 따 오기 때문에 뒤의 문장까지 생각해서 각 나라 말로 번역한다.
)

‘방금 들린 그대 음성’은 평민 로지나가 알마비바 백작을 처음 만나 막 타오르기 시작한 사랑을 노래하며, ‘그리운 그 이름’은 가난한 학생을 가장한 바람둥이 백작에게 사로잡혀 그가 말한 가짜 이름을 부르며 혼자 가슴 설레는 질다의 독백이다.


‘이상해…언제나 자유롭게’는 사교계의 여인 비올레타가 알프레도를 만나 첫사랑에 빠지는 대목으로서 “이상해, 이상해, 두근대는 이 마음!” 그러나 곧 “나 같은 여자에게 사랑 따위는 어울리지 않아. 그냥 자유롭게 인생을 즐겨야지.” 빠르게 전환되는 대목이다.
[연대의 아가씨]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며’는 비록 내용적으로는 자신이 아버지처럼 사랑하는 연대(군대 단위 중의 하나)를 떠나게 되어 슬프다고 하지만, 사실은 사랑하는 사람 토니오가 생겼기 때문이다.



-조수미씨 자서전에서 “어느 날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더 이상 경쟁자가 없더라, 이제 경쟁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까?

조수미=저는 제 이름 앞에 붙는 그 어느 수식어보다 ‘아름다운 도전을 하는 아티스트, 조수미’로 불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이룬 것, 동양인으로서 처음 유럽 오페라 계의 문을 열었다 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매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죠. 후배들도 많이 이끌어주고 싶구요. 앞으로 5년 동안은 여러 후배들과 컨서트를 열거나 음반을 내는 데 더 주력하려고 해요.

무대에서는 언제나 여성스럽고 화려한 조수미는 당차고 깐깐한 성격이다.
그녀는 개나 고양이 등 우리 주위에 있는 ‘살아 있는 생명체’에 눈을 돌리는 일, 나아가 한국의 인권 문제 등 좀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일 등 음악 외적인 일에도 봉사할 계획이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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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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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VSO)와 함께하는 조수미 콘서트

2008. 1. 21(월), 오후 8시
밴쿠버 Orpheum Theatre
티켓구입 www.ticketmaster.ca
604-280-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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