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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남자들 '결국 요리에 나서다'

[밴쿠버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8/03/03 10:37

요리연구가 우애경씨, ‘아버지를 위한 요리교실’ 열어
“맛있는 '해물 순두부 찌개 & 돼지갈비 구이' 만들기”

할아버지는 사랑방에서 곰방대 물고 ‘허엄- 험’ 헛기침하고, 아버지는 뒷짐 지고 먼 산 보며 공자왈 맹자왈 하던 시대는 갔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아빠, 남편들이 가족구성원으로서 의식은 개화했지만, 기능이 따라주지 않아서 ‘좋은 일 하고도 칭찬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혼 20주년에 접어든 주부 A씨는 지금도 두고두고 옛 일을 얘기한다.
첫 아이 낳고 3개월 후던가? 자신의 생일조차 기억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 부엌에 가보니 전기밥솥이 ‘쉬익 식’ 요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깜짝 놀라 전기 코드 빼고 뚜껑을 열어 보니, 아니 밥솥은 온데간데 없고 온통 허연 날 쌀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기특한 남편’이 아이 낳고 키우느라 정신 없는 아내를 위해서 생일 밥상 한번 차려주려다가 벌어진 일.

너무나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지만 남편의 뜻이 고마워서 꾹꾹 참았다.
그러나 결국 생일 날 하루 종일, 전기밥솥 바닥 구석구석 박힌 쌀알들을 후벼 파다가 퇴근하는 남편을 보자마자 핵폭발을 일으키고 말았다.


아버지들을 위한 요리교실이 지난 2월 24일 오후 2시, 밴쿠버 한인연합교회에서 요리연구가 우애경씨 지도 아래, 첫 선을 보였다.


“한 2년 전부터 아버지를 위한 요리교실을 열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었어요. 그런데 아버지들은 계량 컵이 뭔지 스푼이 뭔지 조리도구부터 설명해야 하니 도대체 엄두가 나지 않았지요. 이번에 메뉴를 정하면서도 미역국 끓이는 법부터 가르쳐야 할지 아님 간편한 샌드위치 만들기를 해야 할지 가늠할 수가 없었어요.”

요리교실에 참여한 20여 명의 아버지들 중에는 과연 ‘자, 표고버섯을 5mm 두께로 썰어보세요’ 하자, 한 손은 뒷짐을 진 채 다른 한 손만으로 칼을 들고 채 썰기를 시도했다.


우애경씨 말마따나 이거 원 칼질할 때는 ‘한 손으로 재료를 단단히 잡고 칼을 쥔 다른 한 손은 직각 90도가 아니라 위아래 평행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 까지 설명을 해야 하니 난감한 일이다.
고기 국물부터 우려내야 하는 미역국 만들기는, 많은 아버지들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오늘 메뉴에서 제외된 이유다.


이 모임을 주관한 남전도회 A씨는 살짝 자존심이 상한 듯 “저는 한국에서 대를 이어 60년 동안 원조 설렁탕 가게를 운영하는 집, 아들입니다.
할 수 있는 요리 메뉴를 좀 늘려볼까 해서 배우는 거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늘 요리교실에 참가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근엄해서 부엌 근처에는 얼씬도 안 하는 목사님, 은퇴 의사들, 현역 활동 중인 RCMP 경찰관,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사시미 칼까지 가지고 있는 일식 요리사 B씨, 밴쿠버 종합병원에서 조리사로 활동하는 C씨도 있었다.


이들 중 B씨는 “할 수 있는 요리 한 14개만 알면 돼요. 사람 기억력이 보통 1주일 정도거든요. 2주일마다 새 요리를 같은 패턴으로 선 보이면 늘 새로운 요리를 대하는 것 같단 말입니다.
” 전문적 의견까지 냈다.


그러나 요리교실에 나온 남편들이 영 못 미더워 뒤편에서 기웃기웃 들여다 보던 주부들은 한결같이 “집에선 절대 요리 안 해요!” 합창을 한다.


우애경씨는 오늘 “한 30분 정도 투자해서 큰 실패 보지 않고, 보암직하면서도 먹음직한 요리 두 개를 선택”했다.
아버지들 의견을 수합한 결과, 가장 즐기는 음식 순두부찌개, 그리고 만들어 내놓으면 ‘좀 근사해 보이는’ 돼지갈비 구이다.


사랑 받는 아빠, 남편이 되고 싶은 남성 여러분! 위험천만한 미역국 끓이기 전에 이 요리부터 시도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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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 순두부 찌개

재료 : 순두부 1팩, 굴3개, 새우(중하)4마리, 조갯살 1Tsp, 참기름 1Tsp, 고춧가루 1Tsp,
육수(다시마 국물) 2/3 컵, 계란 1개, 버섯(표고, 양송이, 느타리 중 선택) 2개, 파 2대, 마늘, 소금.

만드는 법
1. 뚝배기를 살짝 달군 후, 참기름과 고춧가루를 넣어 타지 않게 볶으면서 고추기름을 만든다.


2. 고추기름에 육수와 해물, 버섯을 넣고 순두부를 넣어 끓인다.


3. 한 소 큼 끓으면 소금(또는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마늘과 파를 넣은 후, 불을 끄기 전 계란을 넣는다.


알아 두면 좋아요!

1. 순두부 등 콩 제품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여 몸에 좋지만,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어 요오드를 배출시키는 작용도 한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티록신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성분이다.


그러므로 순두부 찌개를 끓일 때는 요오드가 풍부한 다시마로 국물을 내거나, 김이나 물 미역 등 해초류를 곁들여 먹으면 좋다.


2. 새우에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아 일부 성인들은 먹기를 꺼린다.
그러나 새우를 요리할 때 표고버섯을 같이 쓰면 맛은 물론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표고버섯 특유의 감칠 맛은 구아닐산 성분으로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돼지 갈비 구이

재료 : 돼지 갈비 2Lb, 소금, 후추, 생강가루, 로즈마리 잎(Rosemary Leaves), 붉은 포도주 1/2 컵.

소스 재료 : 간장 1/4 컵, 설탕 3/4 컵, 케첩 1 컵, 고추장 1/4 컵, 물엿 또는 꿀 1/2 컵,
오렌지 주스 2 Tsp, 청주 또는 맛술 2Tsp, 다진 마늘 1Tsp, 참기름 1 Tsp,
발사믹 식초(Balsamic Vinegar) 1/4 컵

만드는 법

1. 돼지 갈비는 찬 물에 30분 정도 담가 핏물을 뺀다.

2. 갈비 사이에 칼집을 낸다.

3. 오븐을 F375도로 예열해 둔다.


4. 갈비 앞뒤로 소금, 후추, 생강가루, 로즈마리, 붉은 포도주를 뿌린다.

5. 예열된 오븐에 기본 양념이 된 갈비를 넣고 앞뒤로 각 10분씩 구워 기름을 제거한다.


6. 참기름, 식초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한데 섞어 냄비에 끓인 후, 맨 마지막에 식초와 참기름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7. 초벌구이를 한 갈비에 위 6번에서 만든 소스를 앞뒤로 바르고, 약 10분-15분 동안 충분히 익힌다.


알아 두면 좋아요!

고기 요리를 할 때, 로즈마리를 사용하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비린내가 가신다.
그리고 붉은 포도주를 사용하면 고기 향이 살아난다.
특히 소스를 만들 때, 청주나 맛술을 약간 더하면 잡냄새가 없어지고 맛을 맑게 해준다.


글, 사진=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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