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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결코 징그럽지 않다

[윤문영 시인의 캐나다의 한 가운데서]
윤문영, 시인( yunmoon11@hanmail.net )

<남편은 결코 징그럽지 않다>

저녁해 기울어 가는 저녁 늦둥이 아들을 젖먹이고 있었다.

어디선가 때르릉 전화 벨이 울렸다.



누구야~ 대체..전화가 온다던지 누가 불른다든 지 하면 젖 먹다가도
참견 하는 이제 4개월 된 아기의 주위를 산란 하게 하는 자는~

남편 이었다.

누구누구 전화 번호를 알려 달라는 급하지도 않은 전화.
내가 이따 할게 끊어.. 나 젖먹여야해..

조금씩 부아가 났다.
전화 번호 하나 챙기지도 못하는 사람 같으니라고.
혼자 알아서 하는 것이 하나 없는 대책 없는 사람이야.

그러나 잠시후 난 내 남편이 만일 전화 번호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철두 철미하게
다 챙겨 다니는 로보트 같은 사람이면 얼마나 징그러운 사람이 될까.. 소름을 돋았다.

내가 두 번 일 안 하게 다 갖고 다니면 좋지만
이상하게도 완벽한 징그러운 것 보다는 몇 개를 빠뜨리면서 나를 찾는 전화가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말이다.


그 만큼 나도 나이가 들은 걸까. 남자는 어디 까지나 죄다 어린 어른이데.
순간, 남편 한테 툴툴 대던 시간이 증발 해 버렸다.


따뜻하게 쪼아 오르는 봄날의 기운 때문에서 였든
잔소리 하면서 치우고 챙기고 하더라도
오늘은 넉넉한 넷째 까지 둔 엄마가 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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