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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배를 띄우자]

초콜릿 상자에 어울리는 작곡가

얼마 전에 ‘초콜릿 상자에 그려 넣으면 잘 어울릴 것 같은 작곡가는 누구일까?’라는 제목의 이 메일을 받았다.
흥미롭게 읽다가, 유럽 여행을 할 때 사왔던 예쁜 술병이 생각났다.


그 술병은 금박 종이로 싸고 그 가운데 모차르트의 얼굴이 새겨진 것이다.
그런데 사가지고 와서 맛을 보니 그 또한 초콜릿에 술을 탄 맛이었다.
초콜릿 술이랄까?



그렇다면 모차르트의 어떤 면이 초콜릿과 어울릴까? 먼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곡가들의 얼굴을 떠 올려 보자. 엄숙한 느낌의 바흐? 고뇌하는 베토벤? 왈츠의 왕이라는,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의 요한 슈트라우스? 아니면 비발디?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그래도 단연 모차르트가 최고가 아닐까? 달콤한 초콜릿과 아름다운 멜로디, 갖가지 초콜릿 모양과 다양한 음악 등 초콜릿과 모차르트는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또 영화‘아마데우스’에서 나오는 한 장면을 생각해 보면 모차르트의 익살스럽고 장난기 많은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친구들이 피아노 주위에 모인 자리에서 모차르트가 내기를 하자고 한다.

“11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화음을 한번에 눌러서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점심을 사고, 아무도 못 한다면 나에게 점심을 사주어야 합니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손가락이 열 개 밖에는 없어서 그 누구도 11개의 화음을 짚어내지 못 하고 포기를 할 때에 모차르트는 양손을 벌려 열 개의 음을 짚고 가운데 음은 얼굴을 숙여 코로 짚고 일어나서 깔깔대고 웃었다.
그 모습은 천진한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그래서 초콜릿에 어울리는 것일까?

우리가 흔히 들어 봄직한 이름의 작곡가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예컨대 베토벤은 귀가 들리지 않아도 작곡을 포기 하지 않고 좋은 곡을 만들어내는 인간승리, 투쟁과 극복, 인류애 등이 연상되고, 바흐하면 대위법과 평균율이 떠오르듯 엄격함과 권위, 논리와 균형, 경건함 등이 느껴지고, 모차르트 하면 바그너, 말러, 브루크너와 같이 소위 어려운 작곡가들과는 달리 젊음과 즐거움, 재미, 감미로움, 사랑스러움이 전해져 온다.


또 모차르트의 이미지는 대개 금색 실로 수놓아진 빨간 옷을 입은 홍안의 청년 이미지가 많은데, 표정도 찌푸리기 보다는 미소를 짓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모차르트의 음악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했다.
신학자인 칼 바르트(karl Barth)는 “천사들이 하나님을 위해서는 바흐의 음악을 연주하고, 자기들끼리 즐길 때는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 할 것이다”라고 했고, 아인슈타인도“내가 죽는다는 것은 모차르트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할 정도로 모차르트 음악을 즐겨 들었다.


또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엄마가 뿔났다’에서도 장미희는 얼마나 모차르트 음악을 듣는지. 책 읽을 때나 쉬는 시간이나 심지어는 새로 들어온 며느리에게도 모차르트에 대해 교육을 시키느라 바쁘다.
장미희의 대사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모차르트의 교향곡 중에 단조(minor)의 곡은 25번과 40번뿐이지, 그런데 모차르트의 비극은 낭만주의 시대의 작곡가들과는 달라. 밝고 아름답게 승화 된 비극이지.”

모차르트 곡에 대한 다른 작곡가들의 느낌에 대해서, 먼저 음악적 영감들로 가득 차있고 그런 면에서는 모차르트에 뒤지지 않는 슈베르트는 19세 때에(1816)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 A Major를 듣고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오늘은 맑고 빛나는 아름다운 날로서, 내 일생 동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모차르트 음악의 매혹적인 음향이 지금도 멀리서 들려오는 듯하다.
내 영혼에 새겨진 아름다운 영상은 언제 어떤 상황에 있을지라도 지워지지 않을 것이며 언제까지나! 우리들의 나날에 쾌적한 자극을 줄 것이다.
아, 불멸의 모차르트여!”

다음으로 음악사에 순애보로 유명한 슈만의 부인이면서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던 클라라 슈만은 어느 날 모차르트 피아노 콘체르트 C Major (K467)를 연주하고 나서 브람스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모차르트의 아다지오는 너무 훌륭해서 흘러 넘치는 눈물을 억제 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다 장조의 아다지오는 마음의 밑바닥으로부터 넘치는 눈물을 억제 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다 장조의 아다지오를 연주하고 있으면 천국의 기쁨이 온 몸에 흘러내립니다.
이런 사람이 이전에 살아 있었다니요, 저는 지금 온 세상을 꼭 안아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 곡은 영화’엘비라 마디간(Elvira Madigan)’의 주제 음악으로 쓰인 후 더욱 유명해져서 요즈음은 아주 <엘미라 마디간> 의 타이틀로 출판된 음반이 많다.


또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음으로써 생기는 효과에 대한 연구들도 많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시력검사측정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실제로 시력 검사 전에 모차르트의 작품,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 나와 우리에게도 친숙해 진‘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 Major’를 들려주고, 다른 사람에게는 들려주지 않은 채 검사를 해 본 결과 음악을 들은 사람이 정신 집중을 잘 해서 검사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 모차르트의 효과는 수학 계산 능력을 향상 시키고, 태아의 두뇌 발달을 도우며, 학습능력을 높인다.
이것은 모차르트의 음악이 그 구조 자체가 완벽하여 정서적인 안정감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이런 여러 이유 중 어떤 것이 초콜릿에 어울리는 이유가 되어 모차르트의 얼굴이 선택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또 그 도시에서 활동하던 작곡가가 모차르트 만 있었다면 모르지만, 모차르트와 같은 장소에 잠 들어있는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슈트라우스 등 기라성 같은 작곡가 중 왜 모차르트가 선택됐는지는 모르지만,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초콜릿과 같은 달콤한 멜로디, 포장지에 가장 어울리는 얼굴과 성격, 무엇이 정확한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많은 작곡가 중에 모차르트만이 상품화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모차르트가 태어난 오스트리아의 찰스부르크, 또 그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빈의 선물가게에 가면 모차르트 얼굴을 상표로 하는 물건들-향수, 술, 소시지 등- 이 많고, 그 중에서도 초콜릿이 가장 많다고 한다.


<박혜정=밴쿠버 뮤즈 한인청소년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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