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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칼럼] 다음 위기를 대비하는 연준의 선택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여 제로금리, 양적완화 등 비상수단을 강구했던 미 연준은 이후 미국 경제가 정상궤도로 돌아왔다고 판단되자 기준금리 인상, 보유자산 규모 축소 등 정상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였다. 하지만 금년 들어서는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금융상황 악화, 낮은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정책기조를 급격히 전환하여 기준금리는 동결하고 2017년 10월부터 시작했던 자산규모 축소를 금년 10월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인내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금융시장은 연준이 보유자산의 평균 잔존만기를 축소할 것인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연준 보유자산을 미 국채 시장 전체의 만기구조와 유사한 구성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현재의 자산구성이 대체로 유지되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물론 연준의 다른 정책수단에 대해서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에 단점은 향후 경기침체 등으로 경제에 부정적 충격이 가해졌을 때 연준이 장기국채를 매입해서 보유자산의 만기연장을 통해 시장금리를 조절할 수 있는 정책적 여력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마지막 보루인 중앙은행은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위기상황에 대비해서 통화정책을 펼칠 여력을 미리 확보해 둘 필요가 있는데, 첫 번째 시나리오는 이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또한 평탄한 수익률 곡선이 지속되면 국채 장기물과 같은 안전자산으로는 필요한 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없게 된 시장 참가자들이 회사채 등 위험자산으로 몰리는 고수익 추구 행태가 나타나는 데 장래의 위험이 축적되는 것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부담이 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연준 보유자산을 만기 3년 이내의 단기물로만 구성하는 것이다. 첫 번째 시나리오와 반대로 연준이 MEP를 활용하여 경기 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확보된다는 점은 장점이다. 반면에 연준이 시장에 발행된 국채 단기물의 상당량을 보유하게 되면 원활한 시장기능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채권시장에 기간 프리미엄 상승 압력이 발생하면서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지는 것도 문제다. 다른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이처럼 금융여건이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당초 연준이 전망했던 수준의 경제성장을 기록하려면 기준금리의 경로를 낮춰야 한다. 결국 연준이 장기금리에 대한 정책 여력을 확보하느라 단기금리에 대한 여력을 축소시키게 되는 것이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채택한 비전통적 정책수단인 장단기금리차 조절(operation twist)이 다른 정책수단들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확증은 없다. 앞으로 위기가 오면 MEP보다 포워드 가이던스와 대규모 자산 매입을 통한 대응이 우선이라는 위원들의 비판에 동의하게 되는 대목이다.



연준이 결정을 서두를 것 같지는 않다. 지금 연준은 사상 최초로 통화정책체계 점검(review)을 진행하고 있는데, 사안의 중요성으로 보아 이 결정도 점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나 공표될 예정이다. 만약 자산구성을 변경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이행이 완료되려면 짧게는 5년, 길게는 1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연준의 신중한 태도가 엿보인다.


김 연 / 뉴욕사무소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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