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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제2의 회심

김에스더 / 목사·개신교수도원수도회 원장
김에스더 / 목사·개신교수도원수도회 원장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11/02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19/11/01 17:31

지난 10월 27일은 종교개혁주일이었다. 한 교계의 어른이 언론에 나와 "우리는 2년 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대대적인 행사를 치렀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나?" 라고 개탄해 했다. 필자도 2년 전 뉴욕과 뉴저지에서 있었던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에 여러 번 참석해 본지라 그분의 말씀에 깊은 공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어느 지도자는 "돈이 교회를 망치고 있다"고 애통해 하는 것을 본다. 내적인 회심(갱신)이 교계와 성도 개개인에게 일어나지 않고서는 진정한 변화는 일어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주간이었다.

누가복음 19장(1~10절)은 삭개오의 회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삭개오는 예수님을 만난 후 자기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줄 것이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다고 고백한다. 돈에 인생을 걸었던 삭개오가 자원해서 자기 삶을 개혁하겠노라고 결단한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과의 만남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삭개오의 변화는 팡세의 저자 블레즈 파스칼이 겪은 회심을 생각나게한다. 그는 1654년 1월 23일 저녁, 요한 복음 17장을 읽고 있을 때 갑자기 완전한 사랑이신 그리스도의 불꽃같은 임재가 방을 가득 채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파스칼은 그때 일어난 일을 재빨리 간결하게 양피지에 기록해 그것을 코트 안 쪽에 꿰매 놓았는데 죽은 후에야 발견됐다.

파스칼이 "두번 째 회심"이라고 부른 이 체험 이후 그는 거의 모든 것을 포기했다. 마차와 말들, 멋진 가구와 은그릇을 팔아 그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었다. 다시는 자기 글에 서명하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이 칭송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후 파리를 떠나 기독교를 갱신하기 위한 운동에 참여한다.

삭개오는 부의 축적에 인생을 걸었던 사람이다. 돈에 최고의 가치를 두었고 돈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 믿었다. 이를 위해 동족의 멸시와 비난도 개의치 않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정사정 없이 동족을 착취해 부자가 되었다. 그 세계에서 나름 지위도 확보했다. 그런데 부와 권력이 결국 자신이 영원히 부여잡고 살만한 목 적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어렴풋이 느끼며 새로운 삶을 살기위해 예수님을 갈망하기 시작한다.

파스칼은 모든 죄는 하나님에 대한 욕구를 하나님 아닌 다른 것으로 채우려는 시도라고 보았다.

거짓된 즐거움(diversion:爲樂)이란 진실 또는 하나님을 피해 일부러 거짓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삭개오는 하나님에 대한 갈망을 피해 돈과 권력이란 위락을 추구했지만 이것이 거짓된 것임을 알고 진실을 추구하게 된 사람이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부.권력.명예에 대한 제어할 수 없는 욕망들을 추구하는 자들의 파멸을 수없이 보고 있다. 오늘의 찬란한 물질문명은 인간을 쇠약하게 하고 파괴하는 중독들에 굴복한 비극적인 사람들로 인해 사회는 병들어 가고 있다. 비디오 게임에서 성적충동, 마약 등에 이르기까지 인간상황에 정직하게 대면할 수 없는 무력함으로 인한 희생자들을 본다.

거짓된 즐거움을 향해 가는 세상을 진실로 이끌어야 할 교회가 "과연 오늘 내게 구원이 임하였다"고 선포할 능력이 있는가? 교회와 성도는 주 예수보다 귀한 것이 없음을 고백하고 주님의 나라와 뜻을 이루기 위해 살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오랜 신앙생활 가운데 다시 옛 생활로 돌아가 덧없는 것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며 세상을 예수보다 더 사랑하는 죄에 물들어 가고 있지 않은가?.

교회는 돈의 과잉 또는 결핍으로 인해 망해가고 있지는 않은가? 교회에 나 자신에게 파스칼처럼 제2의 회심이 필요함을 강하게 느끼면서 제2의 회심의 경험 후 파스칼의 고백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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