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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 세계 엿보기(22) 망토와 채플린

채플린(chaplain)이라는 단어는 망토(소매 없는 외투, chlamys)의 라틴어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전해지는 전설의 인물이 마틴(Saint Martin of Tours)이다.

그는 성인(聖人)으로 침례를 받고 프랑스 도시에서 감독이 된 로마 군인이다. 마틴은 어느 날 눈보라 치는 밤거리에서 한 거지를 만났다. 추운 날 밤 헐벗은 거지를 보고 측은한 마음에 그냥 지나칠 수 없던 그는 자신이 걸치고 있던 망토를 반으로 잘라 거지와 나누어 걸쳤다. 그날 밤 마틴은 꿈을 꾸었다. 꿈에서 반쪽 망토를 입고 있는 예수가 천사들에게 "지금 침례를 받고 있는 로마 병사 마틴이 있다. 그는 나에게 옷을 입혀 주었다.”라고 말하였다. 이 유래에서 채플린이라는 용어가 나왔다고 한다.

당신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예수께서는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라”(마5:40)고 하셨듯 겉옷을 벗어줄 수도 있다. 마틴이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망토를 그 거지에게 벗어주어 그의 헐벗음을 해결해 줄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일까? 그로 인해 마틴 자신도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망토를 주는 대신에 망토를 둘로 찢어 함께 망토와 함께 고통도 나눈 것이다. 이로부터 인생의 폭풍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고난의 길을 걷는 이들의 곁을 지켜주며 영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이가 채플린(Chaplain)이다.

채플린(Chaplain)은 교회 이외의 단체에서 목사의 역할을 감당한다. 여수도원 • 학교 • 병원 • 사회복지시설 등에 있는 예배당 부속 성직. 부인회 • 청년회와 기타 종교 단체의 정신적 지도를 맡는 성직이다. 기독교 국가에서는 왕실 • 의회 • 대공사관 • 영사관 • 군대 • 군함 • 형무소 등에도 채플린을 두어 종교활동을 한다.



채플린의 기원은 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왕실 왕궁에 예배당을 짓고 성스러운 유물을 지키는 역할을 했다. 그들은 감독단과 교회의 최고 직책에 임명되었다.

현대의 ‘사목’은 특정 교회나 교파에 국한되지 않는다. 목사는 묘지, 교도소, 병원, 학교, 대학, 대학, 대사관, 입법부 및 군대와 같은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 임명된다. 채플린은 대부분의 국가의 군대에서는 일반적으로 무기를 소지 할 필요가 없는 위임된 장교로 활동한다.

영국에서 NHS라는 병원이 1948년에 설립되었다. 병원 당국은 환자와 직원 모두의 영적 필요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가치관을 세웠다. 그리고 환자의 종교적 필요를 적절히 충족시키기 위해 예배 처소를 만들고, 환자와 직원을 돌볼 수 있는 목사를 임명했다. 병원의 입원 환자나 가족들에게 필요한 영적, 종교적 필요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병원 채플린의 사역이 시작되었다.

병원의 환자나 환자 가족의 요구는 특별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필요로 한다. 질병과 고통,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혼란스럽고 힘든 일을 겪고 있는 그들에게 함께 있어주는 영적인 돌봄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위기의 상황에 처한 그들에게 망토를 나눠 입는 역할인 채플린의 사역은 의료팀의 만큼이나 중요하다.

지금 전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로 일상의 모든 삶이 멈춰 버렸다. 영화 속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다. 병원의 근무 체계도 모두 달라졌다. 채플린은 12시간씩 교대로 한 명씩만 근무한다. 응급상황에도 바로 달려갈 수 없다. 전화로 상황을 파악하고, 안전상의 이유로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를 두고 최소한의 영적인 돌봄만을 제공하고 있다. 어서 이 영화 같은 현실이 행복한 결말(Happy Ending)로 끝나길 소망한다. [목사•콘델병원 채플린]




최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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