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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콘크리트 지지층’ vs ‘시멘트 반대파’

11월 3일 대선은 '콘크리트 지지층'과 '시멘트 반대파'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의 열성 지지자들은 특유의 응집력으로 전국 지지도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뒤지는 트럼프가 재선을 노릴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반면, 조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의 재선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시멘트 반대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바이든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트럼프의 유일한 대항마에게 표를 주겠다는 결의로 뭉쳤다.

바이든이 대중적 인기에서 트럼프에 뒤진다는 점은 민주당과 민주당원의 고민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당선시키고자 하는 이가 누군가를 떨어뜨리길 원하는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약점은 당내 예선에서도 드러났다. 많은 민주당원은 뛰어난 후보여서가 아니라 결선에서 트럼프를 이길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는 이유로 바이든을 지지했다.

경쟁 후보들이 중도사퇴하면서 잇따라 바이든을 지지하며 ‘반 버니 샌더스’ 연합을 구축한 덕분에 바이든은 초반 고전에도 불구,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비교적 쉽게 움켜쥐었다.

샌더스에 대한 호불호와 무관하게 오직 대선 경쟁력을 판단 기준으로 삼은 민주당원 유권자는 바이든 입장에선 샌더스에 대한 시멘트 반대파와 다름없었다. 샌더스는 승부가 기울자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바이든을 도울 것을 요청했다. 자신의 지지자가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아 트럼프에게 대권을 내줬다는 4년 전의 비판을 교훈삼은 행보였다.

샌더스의 바이든 지지 호소는 곧 대트럼프 시멘트 반대파의 완성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바이든이 섣불리 승리를 점칠 수 없는 이유가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이다.

트럼프가 강력한 팬클럽을 지녔다면 바이든은 트럼프를 싫어하는 ‘안티팬 클럽’을 보유했다. 콘크리트는 시멘트보다 단단하다. 팬클럽과 안티팬 클럽의 결속력 차이와 흡사하다.

콘크리트 지지층과 시멘트 반대파의 대결은 팽팽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질 한 가지 변수가 바로 무당파 표심이다. 상황에 따라 이쪽 저쪽으로 흐르는 무당파 표심은 물과 같다.

콘크리트든 시멘트든 물이 섞여야 제 구실을 한다. 기존 지지 기반에 무당파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어느 쪽이든 승리할 수 없다. 콘크리트 지지층과 시멘트 반대파의 대결이 펼쳐질 대선은 오렌지카운티의 연방, 가주 의회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통적으로 대선에선 대통령부터 연방, 가주 의회 출마 후보까지 같은 정당 인사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점에서 연방하원 선거에 출마한 미셸 박 스틸 OC수퍼바이저위원장, 영 김 전 가주하원의원, 가주하원의 최석호 의원은 트럼프가 보유한 콘크리트 지지층의 덕을 볼 것이다.

반대로 민주당의 데이브 민 가주상원의원 후보는 시멘트 반대파의 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올해 선거에선 코로나19 유행으로 한인을 포함한 모든 선거 출마 후보들이 캠페인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선의 흐름이 연방과 가주 의회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경우, 낙선의 고배를 드는 후보는 무척 억울할 것이다.

올해 출마한 한인들은 정치적 경험이나 인지도, 개인적 자질 등에서 그 어느 때보다 경쟁력있는 후보들이란 평을 듣는다. 이들이 대선 결과를 좌우할 거대한 흐름에 맥없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도우려면 한인의 결집된 표심으로 또 다른 변수를 만들어내야 한다. 선거구의 한인 유권자 수는 결코 적지 않다. 대세를 형성할 만큼 많지도 않지만 접전 상황에선 충분히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한인의 결집된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임상환 / OC취재담당·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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