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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가짜 뉴스와 신문의 역할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한폐렴) 감염 확진자는 주위 14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 ‘중국산 김치만 먹어도 코로나19에 감염된다’. ‘확진 환자가 도망갔다’, ‘우한 시에 확진자가 9만 명이 넘었다’ 등. 이들의 공통점은 가짜 뉴스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사람들의 공포가 커지자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짜 뉴스는 저널리즘의 양식을 빌려와 정치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허위 정보를 일컫는다. 그래서 일부에선 가짜 뉴스라고 칭하기보다는 허위조작 정보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헛소문에 뉴스의 허울을 뒤집어 쓴 가짜 뉴스는 과거 ‘카더라’식의 흑색선전과도 다르다. 21세기형 가짜 뉴스의 특징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정식기사’처럼 나타난다. 즉,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IT 기업들이 ‘디지털 뉴스 중계자’이자 동시에 가짜 뉴스의 온상인 셈이다.

인공지능(AI)의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이 결합한 가짜 뉴스는 진짜와 구분이 힘들 정도로 정교해졌다. 가짜 뉴스가 더 그럴듯하게 제작되고 소셜미디어로 삽시간에 퍼져나가면서 가짜 뉴스의 위력은 배가되는 상황이다.



2016년 대선을 보면 가짜 뉴스의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870만 건 대 736만건. 이 숫자는 가짜 뉴스 대 진짜 뉴스의 트윗 건수다. 가짜 뉴스가 130만 건 이상 더 많았다. 당시 힐러리 클리턴이 성착취에 연루돼 있고 특정 피자가게가 아지트라는 가짜 뉴스를 진짜로 믿은 한 시민이 피자 가게에 총격을 가하는 일도 벌어졌다. 가짜 뉴스의 전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또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가짜 뉴스는 대선 투표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저널리스트인 월터 리프만은 미디어가 바깥 세계에 대한 우리 머릿속의 그림을 구성한다고 했다. 이는 미디어의 다양한 힘 중에서도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 힘은 현대 사회의 다른 무엇보다도 크다는 말이다. 가짜 뉴스가 사람의 생각을 조정해 다른 사람도 죽일 수 있고 사회를 공포에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가짜 뉴스 확산의 문제는 소비자를 잘못 판단하게 하고 특정 행동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 이용자들은 취향에 맞는 뉴스만 편식한다. 이마저도 본인이 직접 고르는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 의해 개인 취향에 맞춘 뉴스만 소비하고 있다. 다시 말해, 추천 뉴스 소비 성향은 이용자들의 뉴스 중요성과 진위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한다. 따라서 출처에 상관없이 흥미나 눈길만 끌면 사실이 아니더라도 빠르게 퍼지는 이유다.

이런 가짜 뉴스의 기승에 아이러니하게 신문의 역할이 더 부각되고 있다. 1인 미디어 시대 환경에서도 최소한 사실 확인 검증 보도 원칙이 지켜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흥미만 있다면 과장이나 사실 날조도 서슴지 않고 벌어지기에 팩트 체크를 업으로 삼는 신문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향후 신문은 팩트 체크 기능 외에도 독자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함께해서 독자들이 뉴스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할 것이다.


진성철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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