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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토크] 진(Gin) (II)

1689년 윌리엄 3세(오렌지공, William 3rd; Prince of Orange, 재위 1689~1702)가 영국 왕의 지위를 계승하고 얼마 안 되어서 프랑스로부터 수입하는 와인이나 브랜디의 관세를 대폭 인상하고, 대신 진(Gin)을 영국 국내에 보급시켰다.

노동자들은 곧 진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강렬한 이 술을 과음하여 급사하는 경우도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그때는 노동의 대가를 진으로 지불하였다고도 한다. 또 대중 주점의 앞에는 "취할 정도면 1펜스, 고주망태로 취하는 데는 2펜스"라는 간판도 붙어 있었다. 이렇게 진의 생산고와 소비량은 깜짝할 사이에 본가인 네덜란드를 능가하게 되었다.

당시 영국에서는 진을 "로얄 퍼버티(Royal Poverty)"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거지라도 진을 마시고 취하면 임금이 된 기분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진이 매우 번성한 이면에는 윌리엄 3세의 의매(義妹)인 앤 여왕(Anne: 재위 1702~1714, 윌리엄 3세의 사후 즉위)이 있었다. 앤 여왕은 윌리엄 3세와 함께 런던의 주변 40킬로미터 이내에서 생산되는 증류주는 런던 증류소조합의 전매였던 법률을 폐지하였다. 아무라도 자유로이 증류주를 만들 수 있게 하여 진의 보급에 노력하였다.



그 후 알코올 중독자나 주정뱅이의 격증으로 맨체스터나 브리스톨의 선량한 시민들로부터 강경한 항의가 일어났다. 부득이 영국 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1736년 진에 관한 다음과 같은 법안이 통과되었다.

진 1갤론에 대해 5실링의 세금을 20실링으로 인상하는 동시에 연액 50파운드의 면허세를 납부한 퍼블릭 바가 아니면 진의 판매를 인가하지 않도록 제한하였다. 그러나 이 법률이 역효과를 내 폭동이 일어날 형편이 되었다. 거기서 1765년 "무면허 퍼블릭 바에서 취급을 제한한다" "부정판매를 금지한다" 등의 새 법률이 시행돼, 겨우 진(Gin) 음용의 해(害)가 가라앉았다.

1830년이 되어 아일랜드 사람 아이니어스 코피(Aeneas Coffey)가 코피 스틸(Coffey Still)이라는 전혀 새로운 증류기를 발명하였다. 그것은 조류(粗溜)탑과 정류(精溜)탑을 연결하여 연속조작이 가능하고 순도 높은 알코올이 얻어지는 혁신적인 연속증류기로서, 뒤에 특허를 얻어 패턴트 스틸(Patent Still)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증류기를 사용하여 영국의 증류소는 가벼운 풍미의 그리고 향기가 절묘하여 이국적인 술인 "영국 진"을 완성시킨 것이다.

그 이후 네덜란드제는 더치 제네바(Dutch Geneva), 영국제는 드라이 진(British Dry Gin)으로 명확히 분류하게 되었다. 네덜란드의 진은 흔히 홀랜드 진(Holland Gin)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음과 같은 제조법에 의해 영국 진보다 중후한 풍미를 갖는다.

곡류 발효액 속에 두송 방울과 향료 식물을 넣고 팟 스틸(Pot Still)이란 구식 증류기로 2~3회 증류하여 55% 정도의 알코올을 만든다. 이때 사용하는 두송 방울은 독일이나 스페인에서 수입된다. 홀랜드 진은 두송 방울을 생으로, 영국 진은 2~3년 건조한 것을 사용한다.

이 증류된 알코올을 도자기병에 단기간 저장하여 숙성한 후, 알코올 45% 정도까지 증류수로 희석하여 병에 넣는다. 숙성 시 나무통에 넣지 않고 도자기 병이나 유리로 내장된 탱크에 넣는다. 위스키처럼 나무통에 넣으면 착색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영국 진(British Gin)은 다음과 같이 만들어 진다.

보리 엿기름, 옥수수, 호밀 등 원료가 되든 곡류를 혼합하여 당화액을 만들고, 이것을 냉각한 후 효모를 가해 발효시킨 다음, 패턴트 스틸(Patent Still)로 주정을 만든다.

두송 방울, 코리앤더(Coriander), 안젤리카(Angelica), 캐러웨이(Caraway), 레몬 껍질 등 향료 식물을 증류액에 섞고, 팟 스틸(Pot Still)로 다시 한 번 증류한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 진을 증류수로 알코올 37~47.5 %까지 희석하여 병에 넣는다.


김창수 / CPA·KEB하나은행 USA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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