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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일불 삼소 오의 칠과'

22살 어린 엄마가 술에 잔뜩 취해서 비틀거리며 집에 간신히 들어와서 이불이 재떨이인 줄 알고 담뱃불을 비벼 끄는 바람에 화재가 발생했다.

그녀의 네 살, 두 살, 15개월 된 3남매가 화재로 사망했다. 오래 전 한국 일간지에 보도된 사건이다. 견디기 어려운 처지를 당해 술로서 마음을 달래보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이다.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그녀가 마신 소주 9잔은 위험을 넘어서는 '매우 위험' 수준이라고 한다. 술은 기분 좋을 때 마시고 또는 기분 나쁠 때도 마신다. 한국의 술 마시는 예절 가운데 술을 마시는 적당한 양에 대하여 "일불 삼소 오의 칠과" 라는 말이 있다. 한잔 술로 끝나는 법이 없고, 석 잔까지는 부족하고, 다섯 잔이라야 알맞고, 일곱 잔이면 과음이 돼 먹지 말라는 말이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 보니 어떤 이는 주량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각자가 자기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음주를 즐겨야 하거늘 사람이 술을 먹는 것이 아니라 술에 사람이 먹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에서 회식 땐 으레 폭탄주가 등장하고 밤거리엔 술 취한 사람들이 즐비한 모습은 익숙한 현실이다.



군에서 소대장으로 주번사관을 하다 보면 저녁점호를 할 때 때때로 한두 병사가 만취가 되어 부대의 명예를 더럽히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나는 만취된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본인은 실수라고 변명할지 모르지만 술취한 사람에게 나는 관대하지 못한 편이다.

60년대나 70년대에는 막걸리 집이 유행이었다. 동료, 친구들과 막걸리 집에서 흥겹게 흘러간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고 내일 일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당시에는 노래방도 없고 그냥 머릿속에서 기억나는 대로 흘러간 노래를 불렀다. 가사를 많이 외워서 노래도 재미있게 부르고 농담도 잘하는 사람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한쪽에서 부르면 또 한쪽에서 받아서 부르고 젓가락으로 밥상이 부서져라 내려치며 장단을 맞췄다. 흥겹게 부르다 보면 모든 스트레스는 사라진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마무리를 하고 나오게 마련이다.

물론 그중에는 간혹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폭주하는 친구도 있지만 거의 즐겁게 적당한 양의 술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나 권하는 사람이나 술에 취하지 않을 정도로 조절을 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적정하게 음주를 해야한다. 자신을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신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음주문화를 즐길 수 있겠는가.

술이란 활용을 잘하는 자에게는 대인관계의 촉진제가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수렁으로 빠지게 되는 함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음주문화는 엄격해야 한다. 음주 운전은 절대 금물이다.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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