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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은 '한국의 맛'

창업 20주년 맞은 '북창동순두부'

윌셔길의 북창동순두부는 LA 한인타운의 랜드마크다. 한국에서 혹은 타주에서 온 사람 열이면 열 모두 LA에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맛집 명소로 북창동순두부를 꼽기 때문이다. 그 북창동순두부가 올해로 창업 20주년을 맞았다. 창업과 폐업이 무수히 반복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20년을 한결같은 맛으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보통 일은 아니다. 북창동순두부의 오늘이 있기까지 그 성장 배경과 비결을 알아본다.

#. 북창동순두부는 현재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등에 모두 13개 직영 지점이 있다. 종업원은 모두 500여명. 해외 한인 식당 기업으로는 명실상부한 최대 규모다.

하지만 출발은 미약했다. 1996년 4월 LA 한인타운 버몬트 애비뉴와 7가가 만나는 조그마한 몰에 개점한 식당이 1호점이었다. 당시 종업원은 12명. 이후 웨스턴, 윌셔, 가든그로브, 세리토스, 토랜스, 로랜하이츠, 부에나파크, 어바인 등 거의 1년에 한 곳씩 새 지점을 열었다. 창업 2년 뒤에는 한국에도 지점을 열어 북창동순두부라는 이름을 크게 알렸다. 해외에서 시작된 한식 전문점이 처음으로 한국으로 역수출된 것이다.

2008년엔 동부로도 눈을 돌려 뉴욕 맨해튼과 베이사이드, 뉴저지 포트리에도 지점을 오픈했다. 이 무렵부터 북창동순두부는 뉴욕타임스, LA타임스, 폭스TV 등 주류 언론으로부터도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옐프 등 주요 인터넷 평가 사이트에서도 타인종 고객들의 칭찬이 쏟아졌다.



사실 북창동순두부는 음식 한류의 선구자였다. 창업 당시부터 '한국의 맛을 세계로'라는 모토를 내걸고 타인종 고객들에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2006년 한국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는 그런 노력과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자리였다. 당시 한국 언론과 학계에서까지 주목한 북창동순두부의 성공요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첫째 순두부라는 아이템이 건강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딱 맞았다.

둘째, 한국적인 특성을 잘 살렸다. 북창동순두부에서 배어나는 한국 음식 특유의 맵고 얼큰하면서도 깊고 구수한 맛은 한인뿐만 아니라 타인종도 똑같이 좋아하고 즐긴다는 것이 그 동안의 경험으로 확인이 되었다.

셋째, 1인분씩 지어내는 돌솥밥과, 조개젓, 겉절이 김치, 오이지, 조기 한 마리 등의 푸짐한 밑반찬도 타인종들에겐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문화 체험이었다. 북창동순두부는 해외에서 단순히 순두부라는 한국 음식을 판 것이 아니라 넉넉한 인심이라는 한국의 음식 문화까지 함께 판 것이다.

100% 유기농으로 '도약'

#. 성공적인 기업의 공통점은 도약의 발판이 된 결단의 순간이 몇 번씩 있었다는 점이다. 북창동순두부의 경우는 2009년부터 100% 유기농 순두부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미국산 유기농 순두부를 쓸 경우 원가 부담이 30% 정도 더 늘어나는 것이어서 회사로서는 더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고객들도 하나 둘 북창동순두부의 진정성을 알아주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100% 유기농이라는 말은 북창동순두부를 일컫는 새로운 상징이 됐다.

2008년 미국 하선정 김치 인수와 메뉴의 다양화 역시 또다른 성장 동력이었다. 유기농 콩국수와 함께 하선정 김치에서 생산된 손만두 등의 새로운 메뉴를 추가함으로써 고객의 선택 폭을 훨씬 더 넓힌 것이다. 현재 하선정 김치는 한인 마켓과 농심 등에 납품이 되며 캐나다에도 수출돼 30여개의 마켓에 판매되고 있다.

가정용 순두부도 '대박'

#. 2013년 출시된 가정용 북창동순두부는 북창동순두부의 새로운 자랑이자 자부심이 되고 있다. 누구든지 집에서 라면처럼 간편하게 북창동순두부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꿈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동원그룹과 손잡고 3년여의 연구 끝에 소스 개발을 완료했지만 개발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청의 까다로운 검사 규정 통과와 인공조미료 대신 천연조미료만으로 최대한 북창동순두부의 맛을 재현해내기 위해 수십 번의 실험을 반복해야 했다. 또 함께 포장된 순두부 역시 북창동순두부 특유의 깊은 풍미를 드러내는 것이어야 했다. 이는 미국 최대 두부 생산업체인 하우스푸드와 제휴함으로써 해결했다.

흘린 땀은 정직했다. 북창동 가정용 순두부는 출시되자마자 빅히트를 쳤다. 처음엔 매운맛, 보통 맛에서 지금은 흰색의 순한 맛까지 추가해 모두 3종이 출시되어 있는데 아시안은 물론 미 주류 백인 고객들에게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내 17개 주의 한인 마켓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마켓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연간 판매량이 100만개에 이른다.

'고객과 함께'또다른 20년

#. 북창동순두부는 남가주 한인들에겐 한 달에 한두 번쯤은 꼭 찾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그만큼 우리 곁에 가까이 있고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북창동순두부를 여느 동네 식당처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체계적인 마케팅과 운영 시스템으로 전 지점이 일사불란하게 운영, 관리되고 되고 있기 때문이다.

LA 윌셔지점 건너편 빌딩 12층엔 북창동순두부 본사가 있다. 그곳엔 회계, 인사, 구매, 마케팅, 관리, 운영 등 10여 명의 전문가들이 포진, 한인 고객은 물론, 주류 시장 대응전략까지 매일 챙긴다. 또한 정기적인 매니저 워크숍과 종업원 세미나 등을 통해 공통된 맛과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24일 LA한인상공회의소는 북창동순두부 이희숙 사장에게 올해의 사업가상을 수여했다. 그날 저녁 LA 다운타운 빌트모어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희숙 사장은 "한인 커뮤니티의 뜨거운 사랑과 격려가 없었다면 북창동순두부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라며 한인들에게 감사와 함께 성장의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바른 먹거리를 향한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최고의 식재료,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들을 만나겠다고"고 다짐했다.

북창동순두부의 창업 정신이자 기업이념은 '깨끗한 손, 따뜻한 마음, 최고의 맛'이다. 여기에 비추어 새로운 20년을 향해 다시 뛰기 시작한 북창동순두부가 어떻게 그 약속을 지켜갈지 지켜볼 일이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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