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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빨간 약'의 공포…너싱홈 노인들 노린다

정서불안 개선제 뉴덱스타
요양시설에 절반 이상 처방
사망 등 부작용 1000여건

정서불안 개선제로 개발된 특정약이 당초 목적과 다르게 장기요양시설의 취약한 노인들에게 부적절하고 위험하게 처방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CNN은 지난 12일 '작은 빨간 약이 노인들에게 강요되고 있다'는 제목의 인터넷판 탐사보도기사로 뉴덱스타(Nuedexta·사진)의 폐해 의혹을 제기했다.

뉴덱스타는 감정실금(pseudobulbar affect·PBA) 치료제로 2010년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감정실금이란 신경계 장애로 웃음이나 울음을 조절하지 못하는 증세를 말한다. 예를 들어 슬퍼해야 하는 상황에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웃는 경우다. 미 전체 인구의 1% 미만의 극소수가 PBA 환자로 추정돼 뉴덱스타는 당초 큰 매출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뉴덱스타의 판매량은 2012년 283만 정에서 지난해 1395만 정을 기록해 5년 만에 400% 폭증했다.

주 복용자들이 PBA 환자에서 '노인'들로 바뀐 것이 주된 이유다. CNN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장기요양센터에서 처방됐다. 특히 가주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LA의 한 너싱홈에서는 환자 162명중 46명이 이 약을 복용했다.



이에 대해 뉴덱스타 제조사인 아바니어 측은 "치매 환자의 40%가 PBA 증세를 겪고 있다"며 너싱홈에서 처방이 늘어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설명은 다르다. 가주법무부의 의료자문인 캐서린 로카텔 노인병 전문의는 "치매환자중 PBA 환자는 5% 정도로 극히 드물다"면서 "뉴덱스타가 너싱홈 치매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의학논문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보고된 약의 부작용은 사망 51건 등 1000여 건에 달한다. 이중 2013년 이후에만 19개주에서 최소 80건이 처방이 불필요한 사례였다. 한 예로 한 너싱홈의 86세 알츠하이머 환자는 뉴덱스타 복용 후 외부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결국 사망했다. 너싱홈 간호사는 "뉴덱스타 복용 전까지만해도 환자 상태는 좋았다"고 보고했다.

CNN은 뉴덱스타의 또 다른 성공 배경에 제조사와 처방의 간의 '수상한 관계'를 주목했다. 판매량이 폭증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제조사 아바니어는 전문의들의 컨설팅, 식사비 지원금으로 1860만 달러를 지출했다. 2015년 뉴덱스타 처방건의 절반이 아바니어사에서 '지원비'를 받은 의사들이 발급했다.

UCLA의 알츠하이머센터의 론 슈나이더 국장은 "이미 여러 약을 복용하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단 한알의 약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특히 아직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뉴덱스타 같은 약들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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