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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왕이 '아니' 로소이다

[LA중앙일보] 발행 2018/03/27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8/03/26 20:57

연중기획 : 부끄럼 모르는 한인사회 2. 식당서 고객 갑질
10~20달러 메뉴에 왕 행세
갑질·성희롱·고성방가 일상
타인종 "주인·고객 다 어글리"

자고로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때린다'고 했다. 우리 조상님들은 '먹고사니즘'의 위대함을 단박에 표현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음식을 먹을 때는 아무리 잘못해도 때리거나 꾸짖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먹는 사람이나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이나 서로 '예의'를 갖추라는 의미도 함축한다. 조금 삐딱하게 바라보는 부끄럼 모르는 한인사회, 두 번째 순서는 식당만 가면 왕이 된 줄 '착각'하는 우리 일상을 담아봤다.

도를 넘는 갑질

부에나파크에서 20년 넘게 한식당을 운영하는 유모(50대)씨는 도를 넘어서는 무례를 보이는 손님들을 지적한다.

유씨는 "일부 한인 손님은 연령대를 떠나 말에 예의가 없다. 반말과 아랫사람(머슴) 취급은 보통이다. 식당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업주나 종업원을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유씨는 왕이 되려는 손님의 심리는 이해하지만, 행실은 머슴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라고 혹평했다. 자기 밥상에만 신경 쓸 뿐 종업원의 인격은 애완견 취급만큼도 안 해준단다.

그는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도 집에 가면 한 사람의 어머니고 누이고 형제다. 어찌 그렇게 반말을 일삼고 하대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차라리 업주에게 불만을 제기해 달라"고 말했다.

약자 앞에서 군림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한인이라면 어릴 적 귀가 아프게 들은 말이다.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과 뜻이 통한다. 내가 소중한 존재인 만큼 남도 고귀한 존재다.

한식당을 애용하는 카일 장(39)씨는 식당 손님들의 갑질을 "약자 앞에서만 '군림'하려는 이상심리"라고 꼬집었다.

장씨는 "한식당에서 8.99~15달러 음식을 주로 주문하지 않나. 하지만 한인은 100달러치 대우는 받아야 한다는 이상한 갑질 의식이 있다. 불평불만이 있더라도 감정을 앞세우고 고성을 지를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성희롱·고성방가

40대 중반에 한식당 종업원으로 일한 최모(여)씨는 5개월 만에 일을 그만뒀다. 최씨는 "남자들은 술에 취하면 여자 종업원 외모를 대놓고 평가한다. 자기들끼리 '저 여자 예쁘다, 별로다, 몸매가 좋다' 등 큰소리로 떠든다"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을 떠올렸다.

손님이 친근한 척 부르는 종업원 호칭도 당사자에게는 모욕이 될 수 있다. 애니 김(45·가명)씨는 "남편이 식당에서 여자 종업원에게 '언니야, 아가씨, 이모'라고 부를 때마다 혼낸다"라며 "차라리 '여기요, 저기요'라는 말이 낫다. 종업원의 인격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식당이 타인종에게 인기를 끌면서 '어글리 코리안' 이미지도 퍼져나간다. 타인종은 한식당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고성방가, 칭얼대는 아이를 그대로 놔두는 부모, 게걸스럽게 먹은 음식 테이블, 식당 문 밖 침 뱉는 모습에 고개를 젓는다.

LA한인타운 한 한식당 요리사는 "영어권 손님은 종업원에게 예의를 갖추고 '고맙다'라고 말하는 자세가 생활습관이다. 불만이 있으면 다음에 안 올 뿐이다. 한인 손님도 나쁜 문화를 버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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