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침묵의 일주일…예수의 고난을 묵상한다

기독교계 고난주간 시작
경건과 금욕생활 추구해
교회들 각종 행사로 기념
새벽기도·음악회 줄이어

21세기형 금식까지 등장
미디어 및 SNS도 자제해


침묵 속에서 고난을 품는다. 경건이 묻어나는 시간이다.

기독교계의 침묵이 시작됐다. 예수의 죽음을 묵상하는 고난주간(25일~31일)이기 때문이다. 교계는 이 기간 예수가 겪은 수난과 십자가의 길을 묵상한다. 예수의 발자국을 따라 그 고난에 함께 동참하겠다는 암묵의 표현이다. 교계에서는 고난 뒤에 찾아올 소망을 꿈꾼다. 예수에게는 고난의 종착이 죽음이 아닌 부활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난과 죽음은 부활의 기쁨으로 귀결된다. 교계도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고난주간이 끝나면 부활 주일(4월1일)을 맞이한다. 고난주간을 보내는 교계의 모습을 알아봤다.

고난주간은 모순의 기간이다.



대척점에 놓인 죽음과 부활을 두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라 그렇다.

예수에게 십자가는 형벌과 고난이었다. 인간의 죄에 대해 예수에게 주어진 대속은 운명이었다.

십자가의 죽음은 그 운명을 받아들인 곳이다. 반면, 예수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었다. 부활의 신비를 통해 환희와 소망을 전하는 게 예수의 메시지다.

기독교는 이 상반된 두 개념을 통해 예수를 신앙의 본질로 삼는다. 고난주간은 고난과 기쁨의 개념이 교차한다. 의미상 모순 같지만 기독교 신앙을 재정립하는 시간인 셈이다.

의미의 되새김은 같아도 교회마다 동참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우선 대부분의 한인교회는 고난주간을 ‘특별 새벽기도’ 기간으로 정하고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이 기간 교인들은 경건의 삶을 살며 새벽마다 교회로 나와 침묵의 시간을 갖는다. 심지어 ‘사순절(부활절 40일 전 기간)’부터 전교인을 상대로 금식기도 및 새벽기도를 실시하는 교회들도 많다. 그만큼 예수가 겪은 수난의 시간을 온 마음으로 되새겨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쟌스크릭 한인교회는 지난 19일부터 고난주간 특별 새벽기도회를 시작, 31일까지 갖는다. 특히 어린이들도 이 기간 중 성경의 요한복음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틀란타 한인교회도 같은 기간 ‘주께 고하라’는 주제로 새벽기도회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애틀랜타 성결교회가 20일부터 특별새벽기도회를 시작 30일까지 진행하며, 벧엘교회도 27일부터 30일까지 새벽기도로 모인다. 또 일부 교회들은 릴레이금식이나 성경을 직접 쓰는 ‘성경필사’ 등의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사순절을 보내기도 한다.

기독교인 김일경씨는 “이번주는 퇴근 후 약속을 잡지 않고 최대한 일찍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새벽기도를 가려고 한다”며 “1년 내내 새벽기도를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고난주간을 계기로 내 삶과 예수님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려 한다”고 말했다.

고난주간에 맞는 금요일(3월30일)은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음을 맞이한 날이다. 이를 위해 각 교회는 이날 ‘성금요일(Good Fiday)’ 특별 예배도 진행한다. 이때는 예수의 피와 살을 기념하는 ‘성찬식’을 거행하는가 하면 회개의 의미를 담아 이마에 십자가 모양의 재를 바르는 의식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기간 교회들은 예배 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나 행사도 준비하기도 한다.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활동, 부활절 특별 음악회, 양로원 방문 등을 통해 이웃들을 위해 신앙을 실천하는 시간도 갖는다.

또, 애틀랜타 한인교회협의회는 부활절 새벽 연합 예배(1일)도 진행한다. 예배는 동부와 서부 두 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동부지역은 연합장로교회에서 열리며 김성구 목사가 설교한다. 또 서부지역은 베다니장로교회에서 열리며 이제선 목사가 설교자로 나선다.

교인들도 개인적으로 경건의 시간을 갖는다. 특히 최근에는 21세기형 금식도 등장했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인터넷 사용을 줄이거나 TV 시청은 물론이고 심지어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 사용도 금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금식을 하며 금욕 생활을 추구한다. 교인 김모씨는 “사순절 기간 중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줄이고,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계 유명 문화 선교회인 팻머스의 경우 올해 고난주간 동안 ‘미디어 가려먹기’라는 주제를 내걸고 젊은 기독교인층을 겨냥한 광고 문구도 선보였다. 팻머스 선교회는 ‘#예수가 죽었는데 푹~잠이 웬말이냐’ ‘#예수가 죽었는데 세끼밥이 웬말이냐’ ‘#예수가 죽었는데 게임이 웬말이냐’ 등의 포스터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또, 기독교 교육 센터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에서는 ‘미디어를 꺼라, 삶을 켜라(Turn off Media, Turn on Life)’는 구호를 내걸고 경건한 삶을 권장하기도 한다.


장열·권순우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