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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암 유전자 검사' 급증에 일부 역효과도

김병일 기자
김병일 기자

[시카고 중앙일보] 발행 2018/04/10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8/04/09 15:24

'양성반응'으로 나오면
유방·난소 등 제거 수술
정서 안정 프로그램 필요

2013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자신의 유전자에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돌연변이가 있다는 진단을 받고 예방 차원에서 유방 및 난소 절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해 큰 화제가 됐었다.

이같은 발표로 암에 걸리지 않았는데 암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신체 부위를 없앤다는 것에 대한 찬반 논란이 벌어졌었다.

그러나 당시엔 암 발병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검사비도 비싸 일반인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그로부터 4~5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검사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낮아졌고 검사 결과도 하루 만에 받아볼 수 있게 기술이 발달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 LA타임스는 8일 일명 BRCA(Breast Cancer의 약자로 유방암.난소암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 양성 반응을 얻은 이들의 삶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신문은 소마야 아이샤크(35.어바인)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BRCA 변이 유전자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즉 암 발병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그는 난소암을 특히 걱정했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가 젊은 시절 난소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다 생존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진단을 받은 이후 "세상에 홀로 있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아이샤크와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서 암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암에 대한 위험과 우려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주변에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사전생존자(previvors)'로 부른다. 사전생존자는 암 환자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건강한 사람도 아니다. 그런데 현재의 의료체계는 아픈 사람과 건강한 사람으로 구분해 놓고 있어 사전생존자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을 품어줄 여지가 없다.

의사들은 이들이 암에 걸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가족의 지원이 없는 가운데 중요한 수술을 어렵게 결정하고 있다. 심지어 살아가면서 암에 걸릴 수 있다는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가게 된다.

뉴포트비치 소재 호아그 병원 산부인과의 헤더 맥도널드 박사는 아이샤크에 대해 "그녀는 기술적으로 암환자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암환자가 필요로 하는 주변 요구를 모두 가지고 있다"며 이들을 의학적으로 또 감정적으로 보살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맥도널드 박사는 실제로 그의 병원에서 이 프로그램을 현재 운영하고 있다.

여성 사이에 BRCA 변이 유전자 검사는 지난 2004년부터 2014년 사이 기간 동안 10배나 급증했다. 2013년 연방대법원은 더 많은 회사에서 이 검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갔고 오바마 국민건강보험이 시행되면서 일부 여성에게는 이 검사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이 검사를 받는 여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은 예방 차원의 수술을 받을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 조사에서는 BRCA 변이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반응으로 나타난 여성의 절반이 넘는 54%가 암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유방 또는 난소 제거 수술을 선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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