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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지 인근 업주·주민 반응…"홈리스 셸터 생기면 업소 문 닫아야죠"

"안전 문제로 상권 죽을 것"
"납세자 대우 이래도 되나"
버몬트 아파트도 대책 강구

“LA다운타운의 스키드로우(Skid row)에 가 보셨어요? 이 골목도 그렇게 될 겁니다.”

LA시가 내년 1월 ‘홈리스 셸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LA한인타운 버몬트와 7가 인근은 다양한 업소들이 모여 있는 상권 중심지 가운데 하나다. 셸터 추진 부지 반경 한 블럭 내에 만 줄잡아 80여 개 업소들이 밀집해 있다.

8일 오전 본지 기자들을 만난 이 지역 리커스토어, 식당, 주유소, 커피점 업주 등 한인사회 ‘비즈니스 민초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말도 안된다”를 넘어 일부는 “가게를 접고 다른 곳으로 가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제 2의 스키드로우 될 것"



샤토 플레이스와 7가 코너 몰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존 김 사장은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이 찾아와 놓고간 반대 서명지를 보여줬다.

"할머니들이 '어떻게 마음 놓고 살겠냐'며 흥분해 있어요. 지난 주말에 찾아와 '똑똑한 한인 1.5세, 2세들이 많은데 시에서 한인사회를 우습게 본다'며 성토를 하고 갔다"고 전했다.

그는 "업소 앞에서 구걸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손님이 끊기고, 당연히 매출은 떨어져 비즈니스 가치도 곤두박질 하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리커스토어를 찾은 한 라티노 주민도 "일반 주거지 바로 옆에 홈리스 타운을 만드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인타운 동쪽 핵심 비즈니스 구역에 사실상 '핵폭탄'이 떨어진 것이라며 김씨와 맞장구를 쳤다.

스키드로우처럼 무법천지에 온갖 혐오스러운 모습들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절차상의 문제 이해 못해

7가와 버몬트 코너 몰에 있는 쌀국수 업소는 베트남계 가족이 운영하는 곳이다. 점심 시간이면 한인은 물론 주변의 타인종 직장인들까지 적잖은 손님이 몰리는 곳이다.

이곳에서 8년째 영업을 해온 토리 딘 사장은 시에서 어떤 연락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처음엔 나만 못받았나 싶어 깜짝 놀랐는데 아니었다. 주민의회도 있고 상공회의소 등 단체도 있는데 커뮤니티 의견도 묻지 않고 밀어부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탄식을 쏟아냈다.

그는 또 "만약 셸터가 들어온다면 가게 문을 닫을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상식적으로 수백명의 홈리스가 있는 곳에서 장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샤토 플레이스 인근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애슐리 김 사장은 "홈리스들의 어려움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셸터 옆에서 식당 영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은 불보 듯 훤하다"며 "꼬박 꼬박 세금을 내는 비즈니스 납세자에게 이렇게 하는 경우는 없다. 이건 미국이 할 수 없는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결 능력 있는지 궁금"

이 지역 업소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한인사회의 역량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버몬트와 7가의 한 커피점에서 일하는 1.5세 종업원은 "인근에 학교도 있는데 홈리스 셸터가 생기면 교통 및 범죄 문제가 심해질 것"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부당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절차상으로도 비상식적이라는 것이다.

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버몬트와 윌셔, 7가 인근은 지금도 술과 마약에 취한 채 업소들에 들어와 시비를 걸거나 구걸을 하는 홈리스들로 인해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태가 종종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업주들은 '셸터 설립→매출 하락→상권 침체'의 수순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큰 불똥, 대책 마련 시급”

셸터 예정지와 바로 붙어 있어 가장 큰 불똥이 튀게 될 '버몬트 아파트(The Vermont Apartment)' 측은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타운 내 최고급 아파트인 이곳 1층에는 스타벅스, 버팔로와일드윙스, 웰스파고 등 주류 체인점들도 다수 포진해 있으며, 현재 입주자만 해도 1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일부 업소 직원들은 건물 남쪽에 들어설 셸터 소식을 아예 듣지 못했거나, 알고 있더라도 "본사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버몬트 아파트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입주 업소와 입주자들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목요일(10일)에 건물주와 협의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아어 이 관계자는 "부동산 가치를 따지기 이전에 이번 일은 상상을 초월하는 어이없는 결정이라 아직도 모두가 어안이 벙벙한 상태"라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최인성·홍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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