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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와 나눔의 실천…교회 담장을 넘는다

기독교 봉사활동의 풀뿌리 운동
'러브 아웃 라우드'의 활동 주목
교회 50개ㆍ사회 단체 120개 연합
교회들이 중심돼서 지역사회 기여
기독교 사랑ㆍ교회 자원을 도시로
"교회가 서로 연합해야 하는 이유"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윈스턴 세일럼(winston salem)'은 인구 18만여 명의 작은 도시다. 반면 '카멜의 도시'로 불릴 정도로 담배로 유명한 곳이다. 유명 담배 회사인 RJ레이놀즈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배만이 이 도시를 대표하진 않는다. 이 도시의 자원봉사 시스템은 교회들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교회와 사회 단체들의 연합인 비영리단체 'Love out Loud(러브아웃라우드ㆍ이하 LOL)'는 이 작은 소도시를 기독교의 가치로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LOL은 교회의 봉사활동과 관련, 일종의 풀뿌리 운동과 같다.

기존의 교회 봉사활동은 개별교회 형식으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윈스턴 세일럼 지역에서는 교회와 교회가 연합으로 사역을 진행한다. 거기에 지역 단체들이 함께 동참하는 형식이다. 쉽게 말해 종교 단체와 사회 단체가 손을 잡은 셈이다.



그 구심점이 바로 LOL이다.

LOL은 지난 2008년 크리스마스 때 시작됐다.

척 스퐁 목사는 "어쩌면 매우 단순한 질문이었는데 '교회가 갖고 있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가치를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로 흘러가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처음에는 몇몇 교회가 손을 잡고 크리스마스 때 노숙자를 비롯한 소외된 이웃을 도왔는 데 힘을 모으니까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어서 비영리단체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LOL의 사역은 이제 10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지금은 무려 50개 이상의 지역교회와 120여 개의 지역 사회 단체 등이 LOL을 통해 도시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활동 영역이나 봉사 방법은 매우 자유롭다.

수백 명이 참여해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나눠준다거나 길거리 청소를 하는 경우도 있고 소그룹으로 모여서 양로원을 방문한다거나 지역사회를 위한 창업 세미나도 진행한다. 5마일 달리기 대회, 장학금 기금 모금 행사, 학교 앞 건널목 봉사자, 기도 모임, 어린이 캠프, 유소년 스포츠 레슨, 학대 가정 상담 사역 등 그야말로 봉사 방법에는 제약이 없다.

물론 대부분의 활동은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교인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LOL을 통해 관련 분야의 비영리 단체나 사회 단체와 네트워크가 연결돼 함께 협업하는 방식이다.

혹은 사회 단체들이 어떤 봉사활동이 있을 때 LOL을 통해 지역 교회에 부탁하면 교인들이 함께 동참하기도 한다.

LOL 사역을 하고 있는 윈스턴세일럼제일교회 달라 레이크스 목사는 "교인들을 교회 안에서만 활동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도시로 내보내서 크리스천의 역할을 감당하게 할까를 생각하다가 LOL 사역을 하게 됐다"며 "우리 교회만 하는 게 아니라 각 교회가 함께 동참하기 때문에 시에서 주관하는 크리스마스 자선 행사의 경우 LOL을 통해 1만 명의 자원 봉사자가 구성될 정도로 네트워크가 탄탄하다"고 전했다.

LOL은 이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2가지 목적과 5가지의 전략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스퐁 목사는 "각 교회는 원래 분리된 것이 아니라 각자 역할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기 때문에 연합과 예수가 가진 긍휼함을 통해 공통된 목적을 갖고 사역할 수 있다"며 "교회는 서로 목적이 다르거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사랑과 자원이 이 도시로 흘러갈 수 있도록 서로 연결하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LOL은 ▶사람과의 관계 형성 ▶교회 간 연합 ▶봉사의 조직화 ▶모범이 될 수 있는 좋은 사례 ▶이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이벤트 등 총 5가지의 전략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LOL 토니 몬테이로(교사)씨는 "관계가 형성되지 않거나 관계가 단절돼 있으면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싶어도 전할 수 없다"며 "일단 어떠한 방법이든 지역사회로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가 형성되면 기독교의 사랑의 가치가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될 것이며 그것을 위해 교회가 연합하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OL은 이사회도 구성돼 있다. 목회자를 비롯한 교사, 엔지니어, 파이낸셜어드바이저, 의사, 회사원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매년 이사회로 구성된다. 그만큼 다양한 시각을 갖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봉사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교회들을 중심으로 핵심 가치를 공유, 공감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LOL 레오나르드 로비넷 이사는 "사람들은 어떤 부재나 필요를 느낄 때 사랑이라는 가치를 접하게 되면 그때부터 변화가 시작된다"며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데 있어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지만 단지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되어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한인 교계에도 좋은 사역 모델이 될 수 있다. 한인 사회가 워낙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 및 발전돼 왔고 대다수의 한인들이 교회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만 형성된다면 얼마든지 그 힘은 배가 될 수 있다.

데이브 노 목사는 "교회 성장과 교회 간의 경쟁을 떠나서 LOL은 오늘날 교회들이 왜 연합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사례라고 본다"며 "한인교회들이 교파와 교단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쉽지는 않겠지만 기독교의 사랑으로 지역사회를 돕기 위한 한가지 목적만 분명하다면 얼마든지 연합할 수 있고 이를 연결할 수 있는 매개체가 구성될 수 있다면 한인사회는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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