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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위대한 선생님은 '부모'다

위대한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을 가리키는 것일까? 어린 시절 학교에 다닐 때는 선생님에 대한 생각을 그렇게 해 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좋은 선생님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궁금해 본 적도 없었다. 학교는 그냥 다녀야 하는 곳이고 선생님은 학교에 가면 늘 있었으니 그 중요성을 몰랐을지도 모른다.

성인이 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선생님의 중요성을 조금씩 깨닫고 있다고 할까. 갑자기 선생님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건 최근에 만난 교장 선생님 때문이다. 월넛밸리교육구의 웨스트호프 초등학교의 교장으로 임명된 샌드라 이씨다.

이 교장이 이곳에 부임하기 전에 근무하던 곳은 LA통합교육구 소속의 한 차터스쿨이었다. 이 교장은 그 차터스쿨의 학생들은 정반대의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해줬다. 재학생 전체가 연방정부의 급식비를 지원받을 만큼 가난한 지역에 위치해 있는 조건부터 그렇다. 게다가 학교 밖에서 갱단 간의 총격 싸움이 벌어지는 건 늘 벌어지는 일이었다고 했다. 이 교장은 자기 몸에 바퀴벌레가 묻어 있는데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고, 아침마다 물수건을 들고다니면서 등교하는 학생들의 얼굴과 손을 닦아주고 교실에 가서 먹을 빵을 나눠주기도 했다. 학교 안에 총알이 날아온 적도 있었다. 방과 후 학생들의 안전이 걱정돼 결국 학생들이 모두 하교하는 시간까지 남아서 아이들을 돌봤다고 했다.

반면 웨스트호프 초교는 아시안 학생들이 절반이 넘는 곳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얼마나 높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학부모들의 눈높이에 맞춰 교사들도 그에 못지 않게 열정적으로 가르치지만 부모가 갖는 자녀 성적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이 교장에게 학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자질을 딱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교장은 주저 없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감성지수(EQ)를 꼽았다. 이 교장은 "머리가 좋고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사회성이 결여돼 있다면 결국 주위 사람들과 적응을 잘 못해 성공한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장의 말대로 미국 교육계는 학생들에게 협동심을 가르치고 남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키우는 교육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그 배경은 문화가 다른 이민자 커뮤니티의 화합과 조화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매년 교사자격시험협회에서 수여하는 '위대한 교사상'이 있다. 위대한 교사상은 어린 시절 삶에 영향을 준 교사를 따라 교직을 선택한 후, 자신이 가르치는 교실에 변화를 주고 있는 교사에게 주는 상이다.

이번에 최종 후보로 오른 8명의 교사도 어린 시절 상대방을 이해하고 돕는 선생님으로 인해 가치관이 바뀌면서, 교육자의 길을 선택한 이들이었다. 첼라 바이사스 교사는 작은 몸집 때문에 반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받았을 때, 친절과 격려를 강조하고 가르친 교사로 인해 제대로 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맥 그리피스 교사는 초등학교 시절 음악교사가 보여준 열정으로 하모니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했다. 지금 그에게 하모니의 뜻은 피부색과 국적, 종교가 다른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교실이다.

한인 이민사회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커뮤니티 안에 이전과 다른 다양한 이슈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협동심과 남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해지는 시기다. 자녀와 함께 이슈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어릴 때부터 객관적이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과 사회를 돌보는 자세를 가르치고 직접 보여줘야 한다. 학생에게 위대한 선생님은 결국 부모이기 때문이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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