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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소통 앞서 자신과 소통하라"

'밀알의 밤'서 강연 소통 전문가 김창옥 교수

"남과 소통 문제는 나 자신과의 불통 때문입니다."

소통 전문가로 불리는 김창옥(사진) 서울여대 교수.

한국서는 연예인급 스타강사다. 만만치 않은 팬덤도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준수한 외모까지. 만나기 전까지는 '어깨에 힘 좀 들어갔겠네'라는 편견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얘기를 시작한 지 5분 만에 그 편견은 여지없이 깨졌다. 그의 솔직함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환경을 경험을 그의 실수를 포장없이 꺼내 놓는다. "우울증도 두 번 정도 겪었다"는 그의 말은 당황스럽다.



'소통전문가로 불리는 강사가 우울증이라니.' 이런 얘기를 서슴없이 해도 되나 싶었다. 하지만 그런 솔직함은 금세 듣는 이를 무장해제 시킨다.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다.

11일 '2018 밀알의 밤' 초청 강사로 김창옥 교수가 LA를 찾았다. 그는 "한인들을 꼭 만나고 싶었다"며 "이민사회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사는 한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소통의 이야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밀알의 밤은 12일 ANC온누리교회를 시작으로 13일 남가주새누리교회(구 LA한인침례교회) 14일 어바인 베델교회에서 열린다. 티켓은 15달러이며 핫딜(hotdeal.koreadaily.com)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의 대표강사로 유명한 김창옥 교수는 아버지가 청각장애인인 가정에서 자랐고 제주도에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25세에 경희대에 들어가 성악을 공부했다.

저서로는 '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 '유쾌한 소통의 법칙 67' '소통 잘하는 아이가 행복한 리더가 된다' '목소리가 인생을 바꾼다' '소통형 인간' 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LA는 처음인가.

"뉴욕에서는 3~4번 강연했는데 LA는 처음이다. 예전부터 LA한인들과도 만나고 싶었다. 이민자들의 삶이 제가 살아온 것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

-한국에서만 산 것으로 아는데 비슷한 게 있나.

"어릴 적부터 불통을 많이 경험했다. 아버지는 청각장애인이고 어머니는 한글을 모른다. 부모와 불통의 관계에서 자랐다. 게다가 제주도에서 살았는데 그 당시만 해도 육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배타적이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사는 이민자들의 삶의 축소판에서 자랐다고 보면 된다."

-소통의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가.

"남하고 소통하기 가장 어려운 이유는 나하고의 소통이 안 돼서다. 나의 상처와 나의 경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 사람에게는 자라온 환경에서 오는 각자의 '모국어'가 있는데 그 모국어와 내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관계는 외부와의 관계에서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처음에야 연기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급박한 상황에 닥치면 모국어가 튀어나오듯이 문제가 드러나게 돼 있다. 그러니 먼저 '나'와 '나의 커리어' '나의 상처'와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많이 썼다. 한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나.

"책이 많긴 하지만 책보다는 공짜로 볼 수 있는 유튜브를 더 추천한다. 책은 읽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가만히 앉아서 읽어야 하지 않나. 유튜브는 출퇴근 시간이나 일하면서도 들을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들을 수 있지 않나. 유튜브에 보면 '김창옥의 포프리쇼'라고 7년여간 400개의 강연을 올려놓은 것이 있다. 그걸 들으면 좋겠다."

-강연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친절하고 싶어서다. 어릴 적 동사무소가 청와대처럼 느껴졌다. 그냥 작은 동사무소일 뿐인데 말이다. 미국에서도 법원이나 검찰에서 너무 강압적인 같고 소수민족이라고 무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을 것 같다. 어릴 적 관공서가 내겐 그렇게 느껴졌다. 관공서는 결코 우리 어머니 아버지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부모가 그렇게 취급을 받으면 슬프지 않겠나. 그래서 언젠가 내가 무엇인가를 알게 될 때는 모르는 사람에게 친절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강의를 재미있게 하려는 취지도 친절함이다. 내가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친절하게 전달되려면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망가져도 말이다."

-인기가 많다. 얼마나 많은 강연을 하나.

"한 달에 200개 정도의 강연 제의가 들어온다. 옛날에는 들어오는 강연을 다했다. 그러다 보니 몸에도 정신에도 문제가 생겼다. 강연이라는 것이 기계적으로 하면 안 되잖나. 우울증도 두 번 정도 앓았다. 그래서 지금은 한달에 15일만 강연한다. 일주일은 제주도에 내려가서 휴식을 취한다. 제주도에 있는 성읍리에 가면 '바람의 언덕'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캠핑 트레일러를 가져다 놓고 4박5일 정도 혼자 시간을 보낸다."

-소통전문가에게 우울증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왠지 긍정 마인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소통전문가라는 말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고마운 일이지만 '소통전문가'는 그저 언론에서 만들어준 이름일 뿐이다. 소통에 대한 것을 학문으로 배워서 시작한 것도 아니다. 전문가라는 표현이 불편하다. 그저 불통에서 낳은 소통이 김창옥이다."

-그럼 뭐라고 불리면 좋겠나.

"굳이 수식어가 필요하다면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창옥' 정도가 맞겠다. (강연자 이전에) 그냥 건강한 김창옥이 되고 싶다. 늘 행복할 수는 없지만 종종 행복하고 늘 재미있을 수는 없지만 종종 재미있는…."

-한인들에게 전하고 싶다면.

"파티보다 '잔치'가 좋다. 옷을 차려입고 가지 않아도 좋고 편안한 곳 말이다. 시간이 되면 잔치라고 생각하고 얼굴보고 얘기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함께 나누면 좋겠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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