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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 7160억 달러. 미친 짓!"

트럼프 "중·러와 군비경쟁 중단 논의할 것"
러에 INF 탈퇴 압박 '트럼프식 협상'이었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느닷없이 군비 경쟁 중단을 논의하자는 제안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장차 언젠가 시 주석과 나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함께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군비 경쟁의 의미 있는 중단을 위해 이야기를 시작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미국은 올해 7160억달러를 썼다. 미친 짓!"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그가 지난 10월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를 시사하며 "그들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우리도 핵무기를 늘릴 것"이라고 말한 것과 상반된 것이어서 군비 경쟁 중단 논의 제안의 진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1987년 체결된 INF는 핵 군축을 다룬 미국과 러시아 간 첫 합의로 사거리 500~5500㎞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기로 해 냉전시대 군비 경쟁을 종식시키는 토대가 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가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그들이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협정을 폐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러시아가 INF를 준수하지 않으면 60일 안에 조약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미국이 러시아에 60일간의 시간을 줬다"며 "INF 조약의 존속 여부는 이제 러시아에 달렸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INF에 중국을 당사국으로 끌어들여 중국까지 군축 대열에 합류시키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INF 탈퇴 선언으로 러시아를 위협하고 무역 문제로 중국을 압박해 유리한 고지에서 군축을 논의하기 위한 '트럼프식 협상법'을 이번에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이 만나 INF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정상회담은 무산됐다.

중국은 지난달 INF 가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지난 2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으로부터 군축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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