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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나왔네” 농담도 가주선 소송감

[이슈 분석] 외교관 성추행 의혹 관련 논란
송영길 의원 두둔 발언 파장
동성간이라도 '성희롱' 조심

한국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남성의 성적 수치심’ 이슈가 미주 한인 사회에도 경종을 울린다.

가주의 경우 동성간 농담이라도 “배 나왔네” “어젯밤 뭐했어" 같은 한 마디를 우습게 여겼다가는 성희롱 소송으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논란은 19일(한국 시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발생했다. 한국의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국 외교관의 뉴질랜드 대사관 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 “같은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했다는 건데 … ”라며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해당 외교관은 지난 2017년 뉴질랜드대사관 근무 당시 현지 남성 직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세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에서는 송 의원이 성추행 범죄를 일종의 문화의 차이로 치부하고 두둔한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송 의원의 발언과 혐의 내용을 가주법에 비춰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변호사들은 대개 “상당히 위험한 인식을 가진 발언”이라는 입장이다.

동성간 성희롱 소송의 경우 한인 고용주가 이성간 성희롱 사건처럼 심각하게 대처하지 않았다가 낭패에 처하기도 한다.

김해원 변호사(고용법)는 “현재 동성간 성희롱 소송을 두 건이나 방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한인들은 대개 성희롱이 이성 간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하는데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나이가 든 한인 남성 임원이 ‘수고한다’며 젊은 한인 남성 직원의 어깨를 주물러 줬다가 소송을 당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성희롱 또는 성추행은 성별, 성적 정체성, 연령과 상관없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가 기준이다.

유지호(31·어바인)씨는 “한인 회사에 다닐 때 동성 상사가 ‘근육이 멋있다’며 가슴을 만져보거나 성적 취향 등을 묻는 경우가 있었다”며 “같은 남자끼리 편한 마음에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상당히 불쾌했다. 남성들 사이에 오가는 성적인 욕부터 노골적인 대화가 불편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실제 남성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늘고 있다. 그만큼 남성도 직장 내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는 것을 방증한다.

연방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법 행위를 수사한다. EEOC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sexual harassment) 관련 고소는 총 7514건이다. 이중 남성이 제기한 고소가 총 1262건이다. 전체 성희롱 고소건 중 16.8%에 해당한다. 이는 2017년(1209건·전체 고발건의 15.9%)과 비교하면 남성의 고발건은 늘었다.

데이브 노 변호사는 “한인들은 동성간에 발생했다면 ‘성소수자’와 관련이 있을 거라 짐작하는데 성희롱 인식이 부족한 것”이라며 “한 예로 ‘배가 나왔네’ 라든가 상대의 신체적 특징을 언급하다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면 이성이든, 동성이든, 의도가 있든, 없든 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가주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성욕(sexual desire) 또는 성적 의도가 없는 행동이라도 상대가 수치심을 느낄 경우 성희롱으로 규정할 수 있는 법(SB292)이 시행중이다.

이 법에 따른 판례도 있다. 지난 2014년 1월 가주항소법원은 맥스 테일러가 근무하던 회사(나보스드릴링)를 상대로 제기한 성희롱 소송에 대해 사측에 "16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동성 동료 직원들은 테일러가 이성애자임을 알았음에도 구두로 ‘게이’ ‘포르노 스타’ 등으로 지칭했다. 이는 농담 여부를 떠나 성희롱으로 인정됐다.

지난 3월 LA 동부 지역의 볼드윈파크경찰국에서도 동성간 성희롱 소송이 제기됐다. 소장에서 원고(마틴 헤레라 경관)는 “상사 경관이 탈의실에서 말을 걸며 내 알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intensely look). 상사이기 때문에 어색한 대화를 이어가야 했다”고 밝혔다.

성희롱에는 성별의 경계란 없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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