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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던 안목이 도움될 줄 몰랐죠”

윤종숙 부동산팀, 톱 프로듀서·멀티밀리언 프로듀서상 수상

팔레트 펼쳐 한폭 수채화 그리듯 집 구도 감별

이민 와서 부동산 일을 하기 전에 윤종숙 대표는 그림을 그렸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일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던 그에게는 한가지 독특한 습관이 있었다. 초대받은 집에 문을 열고 들어갈 때 그림의 위치가 잘못 걸렸다는 생각이 들면 곧바로 바꾸도록 조언해야 마음이 놓였다. 그림을 그리던 안목으로 그림의 위치를 바꿔주고, 더불어 소파와 실내 장식품의 가장 좋은 자리를 찾아주는 데서 보람을 느끼곤 했다.

“이민 와서 지내던 어느날, 저의 이런 점을 눈여겨보던 남편이 부동산을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유하는데 덜컥 겁부터 나더라고요.” 그 시절을 떠올리던 윤 대표는 이내 방긋 웃어보인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제가 부동산일을 하게될지 저조차 몰랐다니까요.”

지난 1992년 미국으로 건너 와 1998년부터 지금까지 19년째 부동산업을 해온 윤종숙 대표가 이끄는 부동산팀이 지난달 26일 알파레타 메트로폴리탄클럽에서 애틀랜타 부동산 부문 ‘톱 프로듀서’상과 ‘멀티밀리언 프로듀서’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미국 부동산회사 ‘크라이-라이크(Crye-Leike)’가 연간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선정한 상이며, 리얼터들에겐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상이다. 실비아 장씨 등 윤 대표의 부동산팀 구성원들은 함께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윤종숙 대표는 그림을 보는 안목으로 인테리어를 꾸미고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다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판단력과 ‘감(感)’인데 30일 기자와 만난 윤 대표는 자신에게 남다른 감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말하자면, 보는 사람이 시각적으로 ‘확확’ 와닿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저는 필링, 즉 느낌이 좀 센서티브한 것 같아요.” 웬만한 부동산 관계자들에겐 집이 팔린다, 안 팔린다는 안목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감을 키우기까지 사람마다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고 대체로 짧은 기간이 아니라는 공통점은 있는 듯 하다. 바로 이 점에서 윤 대표는 조금 달랐다. 노력으로 습득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타고나는 사람도 있는데 후자 쪽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일을 처음 시작한 20년쯤 전에도, 매물을 보면 마켓에 나와 있는 기간이 셈이 됐어요. 이건 하루, 저건 주말이면 팔린다고 예상했는데 딱딱 들어맞은 것이죠. 교회 장로님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지인의 말에 그 매물은 주말까지 안 갈텐데 생각하다보면 경쟁 에이전트가 서명된 계약서를 들고 오는 겁니다. 매물을 놓치긴 했지만 내가 감각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런 안목이 미술과 관련된 것 아닌지 물었다. 윤 대표는 처음엔 몰랐는데 하면할수록 관련이 크다고 느끼게 됐고 이제는 그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경제학 지식이 있어야 부동산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해보니까 예상이 딱딱 들어맞기도 하고,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아, 정말 맞구나, 내가 이걸 잘하는구나, 천직이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오늘도 윤종숙 대표는 마치 팔레트를 펼쳐 한 폭의 화사한 수채화를 그리듯 매물을 감별한다. 집 앞에 서서 언덕에 앉혀진 집의 구도를 보고 햇빛이 내리쬐는 광선의 각도와 채광도 눈여겨본다. 지형과 구조는 고칠 수 없기에 이 요소들이 잘 맞아줘야 지금뿐만 아니라 나중에도 잘 팔린다는 설명이다. 그리곤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리도록 인테리어를 꾸민다.

“바이어들이 봤을 때 그 집을 기억나게 하려면 오래 머무르게 해야 합니다. 마치 고객을 당기는 것처럼 말이죠. 또 그러려면 인테리어나 가구 배치가 편안하게 돼야 누구든 그곳에 오래 머무르게 마련이죠. 창문 사이로 뭉게구름이 보이고 그림같은 아름다운 집이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몰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가정집뿐만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을 보는 안목도 있다는 말에 ‘중앙일보 건물’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좋아보여요, 눈에 크게 잘 띄잖아요. 빛도 잘 들어오고, 아주 잘될 것 같아요.” 함께 웃으면서 기분좋게 인터뷰를 마쳤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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