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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 김현수와 인터뷰를 기다리며

지난주 김현수(28ㆍ볼티모어 오리올스)는 LA 에인절스와 주말 3연전 경기를 위해 에인절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김현수의 소속팀 볼티모어(아메리칸리그 동부조)는 올시즌 유일하게 남가주에서 경기를 갖는 스케줄이었기에 이번 김현수와의 만남이 어느 것보다 귀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달리 곧 실망감과 아쉬움이 다가왔다. 첫 경기였던 금요일(20일)에는 경기장에 한인 관중들도, 취재진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기 몇시간 전부터 김현수의 선발 라인업 제외 소식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흘러 나왔고, 또한 이날은 류현진(28ㆍLA 다저스)이 다저스 산하 상위 싱글 A 팀인 랜초 쿠카몽가 퀘이크스 유니폼을 입고 재활 등판에 나선 날이었다. 팬들과 취재진의 관심은 대부분 류현진에게 향해 있었다.



경기후 클럽 하우스에서 본 김현수의 모습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동안 그의 행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볼티모어 선수들은 모두들 기쁜 표정이었다. 클럽하우스는 신나는 음악이 흘러 나오고 늦은 저녁 식사를 즐기는 중이었다. 몇몇은 모여서 얘기를 나눴고, 몇몇은 취재진에 둘러 쌓여 인터뷰에 응하는 중이었다.

그런 풍경 속에서서 김현수는 한쪽 편에 홀로 앉아 뭔가를 읽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팀과 선수를 소개한 가이드 북이었다. 기자는 그런 김현수를 한참 동안 지켜본 후 다가가 취재진임을 밝히고 인터뷰 요청을 했다.

하지만 김현수의 대답은 "죄송합니다. 경기 나가지 못한 날은 인터뷰 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였다. 단지 몇마디 들으려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거듭된 '죄송하다'는 말뿐이었다. 더 이상 그와 대화를 이어갈수 없었다.

잠시 후 옆에 있던 통역(대니 리)이 조용히 "김현수가 한동안 언론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다. 그래서 요즘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해줬다. 또 "한동안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놓고 구단과 감독에 대한 한인 언론들의 비판들이 오히려 김현수를 더 힘들게 했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취재를 떠나 팬의 한 사람으로써 걱정과 아쉬움이 가득했던 하루였다.

한때 KBO(한국프로야구)에서 '출루 머신'불렸던 김현수가 지금의 이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시 자신의 명성을 되찾고, 기꺼이 인터뷰 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려 본다.


에인절 스타디움 = 이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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