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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새 체중 5% 줄 땐 질병 신호탄…원인 꼭 찾아야

과체중.비만은 건강을 위협하는 성인병의 주범으로 꼽힌다. 체중이 갑작스럽게 늘면 바로 경각심을 갖는다. 반면에 살이 빠지는 것엔 대체로 무감각한 편이다. 오히려 건강해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체중이 줄어드는 것도 질병의 신호탄일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에게 나타난 체중 감소는 성장과 신체 기능 유지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질환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체중은 영양 공급과 에너지 소비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룰 때 유지된다. 균형이 깨져 섭취한 에너지보다 소비한 에너지가 더 많으면 체중이 감소한다. 운동을 하거나 일부러 먹는 양을 줄이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줄었다면 질병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20, 30대 초반에 형성되는 체중은 평생 동안 웬만해선 잘 늘지도, 줄지도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6개월 동안 몸무게의 5%가 빠지는 것도 건강 상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신호다. 체중이 10% 이상 줄었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가정의학과 유선미 교수는 "체중이 많이 줄면 노인의 경우 골절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사망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체중 감소는 그 현상 자체만으로도 건강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했다.

체중은 체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할 때 빠지기 쉽다. 암이 그렇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빨리 자라는 특성이 있다. 그만큼 많은 영양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암세포는 몸속에 저장돼 있는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을 빼앗아 간다. 암세포가 커질수록 살이 점점 빠진다. 암 조직이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나쁜 물질을 직접 분비하기도 한다. 결핵에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다. 결핵균은 체내 에너지를 갉아먹으며 자란다. 특히 결핵이 악화할수록 몸속에서는 결핵균과 싸워 이기기 위해 에너지를 한꺼번에 사용한다. 에너지 소모가 급증해 체중이 줄어든다.



식욕 왕성한데 살 빠지면 내분비질환 의심

오히려 많이 먹었는데도 살이 빠졌다면 당뇨병,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당뇨병 전 단계이거나 초기일 때는 체중이 조금 늘어난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못해 섭취한 탄수화물(당)이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못하고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그러면 몸에서는 더 많은 에너지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식욕이 자연스럽게 늘고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그러다 혈당이 300㎎/㎗ 이상으로 높은 상태가 3~4주 이어지면 몸무게가 급격히 준다. 당을 대신해 몸속 체지방과 단백질까지 에너지원으로 사용돼 살이 빠지는 것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몸속에서 발전소 역할을 한다.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관여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호르몬이 너무 많이 나오거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한 경우다. 신진대사가 과도하게 활발해져 에너지가 금방 소모된다. 에너지가 항상 부족하다 보니 식욕이 왕성해지지만 먹어도 체중이 빠진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발병 초기부터 체중 감소가 뚜렷이 나타난다"며 "이때 가슴 두근거림, 손발 떨림, 열감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몸에서 영양분을 제대로 소화.흡수하지 못할 때도 체중이 줄기 쉽다. 위, 십이지장처럼 소화기관에 염증이 생기면 음식을 먹더라도 속이 쓰리고 소화가 잘 안 된다. 구토나 구역질이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 속이 거북해 음식 섭취량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체중이 빠진다. 통증이 있을 땐 숙면을 취하지 못해 신경이 날카로워져 식욕마저 떨어진다.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은 설사와 혈변, 복통이 수 개월 동안 이어진다.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가 안 될뿐더러 설사를 자주 해 열량 손실이 많다. 장염으로 잘못 알고 있다가 몸무게가 많이 빠진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은 청소년기에 잘 생긴다"며 "체중 감소에서 시작해 영양 결핍과 성장장애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복감 적도록 소량씩 자주 먹어야

체중이 많이 빠졌을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몸무게를 정확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체중이 줄지 않았는데 얼굴이나 다리에 살이 빠져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질병을 의심할 만큼 체중이 감소했는지 정확히 재 볼 필요가 있다. 체중은 아침에 공복 상태에서 화장실을 다녀온 후 가벼운 옷(속옷)만 걸친 채 측정한다. 숨을 들이마셨다가 거의 다 내뱉었을 때 재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체중 감소가 뚜렷할 경우 병원을 방문해 원인 질환을 찾는 게 급선무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대부분 체중이 원상태로 돌아온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중에도 체중을 회복하기 위해선 음식 섭취량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복감을 덜 느끼도록 소량씩 자주 먹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영양소 보충이 필요한 경우에는 영양보조식품이나 보충제를 먹는 것도 방법이다. 유선미 교수는 "치아나 구강 위생 문제를 해결하거나 신체 활동량을 조금 늘리면 체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암환자, 만성질환자 중에는 항암치료나 먹고 있는 약 때문에 식욕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단기간 식욕촉진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노인에게는 체중 감소가 건강의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 번쯤 균형잡힌 식생활을 하고 있는지 영양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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