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터키, 시리아 침공은 우리와 상관없는 일"

"러시아가 개입해도 괜찮아"
측근 그레이엄 의원 반발에
"오바마 때 부패 의혹에 집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시리아 철군 결정에 대한 거센 비판에 급기야 터키의 시리아 침공은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강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그것은 우리의 땅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시리아 철군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가 시리아로 들어간다면 그것은 터키와 시리아 사이의 일"이라며 "많은 어리석은 사람들이 믿는 것처럼 그것은 터키와 우리 사이의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두 나라가 땅을 놓고 싸우는 사이, 우리의 장병들은 피해를 보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천사가 아니라고도 했다. 미국이 이슬람국가(IS) 격퇴에 협력해온 쿠르드족을 배신해 터키의 공격을 받도록 내몰았다는 비난에 대한 응수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거론하며 "여러분 알다시피 쿠르드족의 일원인 PKK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마도 ISIS(IS의 옛 이름)보다 테러에 있어 더 나쁘고 오히려 더 테러리스트 위협이 크다"는 주장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쿠르드족은 매우 잘 보호를 받고 있다. 쿠르드족은 지금 훨씬 더 안전하다"며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함께 싸우도록 많은 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군이 떠난 자리에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들어갔고 러시아가 터키와 시리아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계선을 따라 순찰 임무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시리아와 문제에 개입하길 원한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달렸다. 그것은 우리의 국경이 아니다"라며 불개입주의를 재확인했다.

한편, 이날 오후 하원은 시리아 미군 철수를 비난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시리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특히 펠로시 하원의장을 모욕했다. 대통령이 펠로시에게 삼류 정치인이라고 말했다"며 "대화가 아니었다. 일종의 비판공격,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형편없는 공격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우군으로 꼽히는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니아) 상원의원을 향해서도 "린지 그레이엄은 중동에 머물며 앞으로 천 년 동안 수천 명의 군인들과 함께 다른 이들의 전쟁에서 싸우고 싶어 한다"고 비난하면서 "린지가 집중해야할 것은 터키 문제가 아니라 2016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관료들의 부패 의혹을 밝히는 일"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신복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