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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CHAM 칼럼] 나에게서 시작되는 문화

미한국상공회의소에서는 최근 '내 손 안의 뉴욕 문화예술 가이드' 책자를 발간하여 회원사 및 한인 동포, 유관 기관을 대상으로 배포하고 있다. 통상 및 비즈니스 관련 책을 주로 발간해 온 코참으로서는 처음 제작한 문화예술 책자로, 뉴욕 시내 박물관, 공연, 건축물 등 다양한 문화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자가 일상 속 가볍게 훑어볼 수 있는 작은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

처음 책자를 기획할 당시부터 자료를 조사하고 글을 쓴 몇 개월간 뉴욕의 풍부한 문화 자원과 이를 아끼고 보존하려는 시민들의 노력을 느끼며 왜 뉴욕이 세계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곳은 다양한 국가와 인종, 종교 등 여러 집합체가 공존하며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낮은 문화적 장벽으로 일반 시민 누구든지 거리, 지하철, 공원 등 일상에서 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다. 언제든지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포용력이 뉴욕을 거대한 문화예술의 향유지로 만든 것이다.

사실 위와 같은 개념으로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 문화는 지형적.역사적 특성상 비교적 동일한 계층이 모여 형성하는 제한적인 집단문화로, 한국문화를 익숙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보편적 정서와 스타일을 어느 정도 알아야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나의 시각에서 볼 때, 별도의 지원 기반 없이 순수하게 해외 팬들의 자발적 수용과 적극적인 참여에 의해 수출된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화는 꽤나 흥미로운 현상이었다. 중국에서 한국 가수들이 각광 받던 1990년대부터 현재 영어권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방탄소년단(BTS)까지, 한류의 성장 스토리를 돌이켜보면 문화가 경제 개발하듯 시장을 개척하고 투자하는 노력만으로 융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문화의 지형도는 특정 권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전파하고 추종하던 과거와 달리 개인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나아가 새로운 문화를 재생산하는 등 활동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다.



문화는 거창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도 아닌, 스스로 즐기고 행복감을 느끼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즐거움은 언어, 지리, 사고방식의 한계에서 벗어나 풍요롭고 다채로운 문화향유권을 갖게 하며 나아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바로 이것이 뉴욕을 글로벌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고 한국을 새로운 문화강국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두 문화현상 모두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누구나 문화생산자가 되어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참여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로 인해 수용자들 역시 언제든지 놀거리를 자발적으로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

21세기 국가 위상이 문화의 힘에 좌우될 만큼 소프트파워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문화의 기초가 곧 사람인 만큼 결국 모든 것은 개인의 일상, 즉 생활단위에서 출발한다. 구체적인 일상으로부터 시작하는 문화 활동이 그 영역을 주위로 확장시키고 우리들의 행복을 증진시킨다.

나 자신부터 시작하는 문화생활. 당장 이번 주말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누리지 못했던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내 손 안의 뉴욕 문화예술 가이드' 책자 신청 및 안내는 홈페이지(kocham.org) 참조.


최지혜 /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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