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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학생 20% 정신질환 심각"

카운셀러 한명당 학생은 500명
학교의 정신질환자 케어 불가능
학기초 부모가 세심히 관찰해야

최근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 거주하는 한 백인 여학생이 SNS에 띄운 한 통의 편지는 학교의 현실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이 여학생은 소심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공립학교 재학기간 내내 우울증에 시달렸다. 정신적인 고통으로 인한 비만증세가 겹쳐 아이들의 놀림과 왕따의 대상이었다. 그에게 학교는 지옥 같은 곳으로, 중.고교 재학기간 중 결석일수는 200일이 넘는다.

케이티 같은 학생이 미국에는 수백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연방정부는 알고 있다.

연방질병예방통제센터 CDC는 2013년 이후 분기별 연속 업데이트 보고서〈Children's Mental Health Report>를 통해 6~17세 아동과 청소년의 최소 20% 이상이 각종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청소년의 6.8%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DHD를 앓고 있다.



행동발달장애(3.5%), 불안장애(3.0%), 우울증(2.1%),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1.1%), 틱장애(Tourette syndrome ,0.2%) 불법마약상습복용(4.7%), 알코올의존성 중독(4.2%), 담배 흡연 의존성 중독(2.8%) 등도 만연해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정신분열 등 중증 정신장애자는 모두 퇴교시키거나 통계에서 제외되는 대안학교 등으로 전학시킨 이후의 통계 치로, 실제 청소년 정신질환 문제는 더 심각하다.

문제는, 학교가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며 심지어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여학생은 킨더부터 12학년 때까지 13년 동안의 공립학교 교육기간 동안 그 어떤 교사와 카운셀러, 심리상담가, 양호교사, 교장, 교감, 학교 공무직 직원 및 사무직 직원도 자신에게 "무슨 일 있니" 같은 사소한 질문도 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자녀 넷을 모두 13년 공립교육기관에 보냈던 버지니아주의 한인 오모씨는 "아이를 공립학교에 보낸 총 기간은 26년이었는데, 되돌아보면 학교의 역할에 대해 매우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씨에게 학교는 공부를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었다. 아이들 대학에 보내는데 학교의 도움을 받은 것은 내신 채점 성적표뿐이었다.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는 절대적으로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학교 자원봉사를 통해 학교가 결코 아이들이 사칙연산을 숙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초등학교 때부터 구몬 등에 의존해야 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학부모가 만족하지 못할 만큼, 최소한의 기대치도 충족시키지 못하는데, 아이들 정신을 돌볼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씨 또한 둘째 딸아이가 중학교 과정에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릴 때 교사에게 사정을 알리고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으나, 아이가 손목에 칼을 대는 등, 상태가 가장 좋지 않았을 때에도 교사는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는 무성의한 말을 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아이의 20%만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학교가 담당하는 영역은 제로였다. 모두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알아채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에 아이의 정신문제를 치료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공립학교 소셜 워커 직원 한 명당 학생수는 280명, 카운셀러 한 명당 학생수는 500명에 달한다. 일년 동안 한차례의 상담기회도 갖지 못하는 학생이 60% 이상이다.

학교는 분명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아이가 있다면 알려달라고 말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오씨는 여러 교사에게 아이의 문제를 알려 관심을 촉구하는 것은, 아이에게 더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학교는 매우 좁은 공간으로 학생 신상에 대한 문제는 소문이 매우 빨라 믿을 곳이 못 된다. 학생에게 관심을 기울일만한 최소한의 교사에게만 정보를 전하고, 치료는 부모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학기초에 학생들의 정신적인 문제가 매우 극명하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부모가 아이의 이상징후를 발견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한 셈이다.


김옥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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