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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틀면 악취난다…무사고차 둔갑 침수차 확인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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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08 23:54



9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아파트에서 전날 집중호우로 신안교가 범람하며 침수된 지하주차장의 배수 작업이 이틀째 이루어지는 가운데 물에 잠긴 일부 차량이 보인다. 연합뉴스







#1. 박모씨는 몇 년 전 장마가 끝난 직후 대구 소재 중고차 매매상가에서 외제차를 구입했다. 중고자동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는 침수 및 사고 흔적이 없었다. 그러나 운행 중 엔진소음 등이 발생해 공식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맡겼더니 침수 사실이 확인됐고 수리를 거부당했다. 중고차 매매상에 항의했지만 중고차를 매입할 때 본인들도 침수차량인 줄 몰랐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2. 지난해 8월 중고차를 구입한 A씨는 차량을 운행하다 차량 바닥매트와 엔진룸 등에 쌓인 토사를 발견했다. 정비업체에서 점검받은 결과 침수가 있었던 차량이라는 소견서를 받았다. A씨는 중고차 판매업체에게 따졌지만 업체 측은 공사장에서 사용했던 차량이라 흙이 쌓였을 뿐이라며 침수차량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장마 끝나면 침수차 거래 피해 급증
한국소비자원이 소개한 중고차 침수 관련 소비자 피해 사례다. 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번 여름 집중호우로 지난달 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손해보험사 12곳에 접수된 침수 및 차량 낙하물 피해 건수는 4412건에 달한다. 4일 이후에도 집중호우가 이어졌고 보험사 집계에서 제외된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 미가입자를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같은 침수 피해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쏟아지는 경우다.

실제로 장마 이후 침수차가 중고시장에 유통되는 사례는 꾸준히 발생했다. 특히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한 침수차를 구매한 소비자가 뒤늦게 피해를 호소하는 일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중부권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했던 2011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침수차 관련 소비자 상담은 전년보다 99.6% 급증했다. 보험개발원은 “연간 침수차량 피해 중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7월~10월 침수차량 비중이 90% 이상 차지한다”며 “올해도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국지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다수의 침수차량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침수차 판매하고도 ‘나 몰라라’



2016년 10월 9일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피해를 본 경남 양산시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 대우마리나아파트에 침수 피해를 본 차량들. 중앙포토






침수 차량은 안전운행과 직결돼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자장비가 많은 최근엔 차량이 침수될 경우 차량 부품의 부식으로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 중고차 판매업자는 “보험 처리를 하지 않아 침수 이력이 없는 침수차를 업자들이 헐값에 구매해 일부 수리 후 중고차 매매시장으로 넘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시동은 걸릴지라도 운행 중 여러 안전 옵션들이 언제 오작동을 일으킬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침수 피해로 인한 분쟁은 절반 이상이 중고차 구입 후 1년 이내에 발생한다. 소비자가 중고차 구입 후 운행 중 고장이 발생해 정비업소에서 정비를 받는 과정에서 침수사실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분쟁 발생 시 중고차 매매업자는 침수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중고차성능·상태 점검기록부를 발급한 성능점검기관에 피해보상 책임을 떠넘겨 피해보상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100% 환불’ 특약 명기해야
관계 당국은 침수차 중고 거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중고자동차성능·상태 점검기록부를 맹신하지 말고 중고차 구매 전 침수차 구별 방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에서 ‘무료침수 사고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중고 매물이 침수 피해를 보험으로 보상받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에 침수 피해를 신고하지 않은 차량은 카히스토리로 침수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침수 이력이 없어도 시세보다 저렴해 침수가 의심될 경우에는 눈과 귀, 코로 확인해야 한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했을 때 곰팡이·녹·진흙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있는지, 시운전 시 비정상적인 엔진소음이 들리는지, 안전벨트 등 차 안 부품에 진흙이 묻었거나 부식 흔적이 남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보험개발원은 조언했다.

중고 매물 거래 시 특약사항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중고차 판매사원의 침수흔적이 없다는 설명에 대해 ‘침수차량으로 확인되면 100% 환불하겠다’는 특약사항을 계약서에 명기해야 한다”며 “해당 특약사항이 나중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입증이 돼 보상 절차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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